[사회적기업에 미래있다] (16)보리와 밀

 주부들로 구성된 예비사회적기업 '보리와 밀' 직원들이 우리밀을 재료로 한 쿠키를 만들고 있다.  사진=보리와 밀 제공
주부들로 구성된 예비사회적기업 '보리와 밀' 직원들이 우리밀을 재료로 한 쿠키를 만들고 있다. 사진=보리와 밀 제공
“2011년 대전여민회 자립형공동체 사업 첫발 자율가격 판매제도 도입 청소년 기금 등 후원 마을축제·인문학 강좌 연계 지역민 소통 온힘”

예비사회적기업 평화가 익는 부엌 보리와 밀(대표 김미정·이하 보리와 밀)은 남녀노소 누구나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천연발효빵 `부푸름`빵과 우리밀 쿠키를 생산하고 있다. 제품 생산과 판매에서 더 나아가 마을카페로 운영 중인 `자작나무숲`을 통해 지역주민과의 소통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엄마의 정성을 담은 안전한 먹거리와 다양한 문화행사로 지역주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보리와 밀을 살펴봤다.

◇안전한 먹거리 만드는 `보리와 밀`=보리와 밀은 100% 우리밀로 만든 천연발효빵과 쿠키를 생산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이다.

지난 2011년 풀뿌리운동단체 대전여민회의 자립형지역공동체사업으로 출발한 보리와 밀은 중구 중촌동을 기반으로 한 마을기업을 거쳐 지난 해 8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다.

오랫동안 적극적으로 마을공동체활동을 벌이던 주부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현장을 떠나는 일이 잦아지면서 공동체 안에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한 것이 보리와 밀 설립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5명의 주부들로 구성된 만큼 관심분야는 자연스럽게 안전한 먹거리로 이어졌다.

김미정 대표는 "아이들이 평소 자주 접하는 빵이나 쿠키를 품목으로 정하고 만드는 법을 배웠는데 다량의 버터와 설탕이 사용된다는 것을 알고난 뒤 생각을 바꿨다"며 "이후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쳐 사람들이 좀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천연발효빵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탄생한 천연발효빵 `부푸름`빵은 막걸리를 이용한 자연 그대로의 발효방식을 거치고 소량의 설탕 외에는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엄마`의 정성이 듬뿍 담긴 건강간식으로 아이들뿐 아니라 옛날 맛을 찾는 어르신들의 호응도 뜨겁다는 것이 보리와 밀의 설명이다.

◇지역주민의 사랑방 `자작나무 숲`=보리와 밀이 운영하는 마을카페 `자작나무숲`은 지역주민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07년 중촌동 중촌파출소 옆 배인유치원 건물 1층에 문을 연 자작나무숲은 자원활동가 16명을 중심으로 공동의 의사결정을 통해 운영된다.

주요 판매상품은 보리와 밀에서 생산하는 부푸름빵과 쿠키, 향긋한 공정무역커피와 레몬차 등의 건강음료인데 커피와 차는 일정한 가격이 정해져있지 않고 원하는 만큼 후원금을 내는 형태인 자율가격제로 판매된다.

자작나무숲에서 발생한 매출은 청소년 사업기금 등으로 배분돼 지역에 환원되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후원금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카페 내부는 33㎡(10평)도 채 안되는 작은 공간이지만 지역이슈를 녹여낸 다양한 문화행사의 흔적으로 가득 차 있다.

최근에는 대선투표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홍보활동을 벌였고 비정규직, KTX민영화 등을 주제로 지역주민과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에너지절약을 위해 1시간 동안 전기대신 촛불을 사용하는 캔들라이트 행사도 진행했다.

카페 내부를 영화관으로 꾸며서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상영하는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매주 자원활동가의 재능기부와 품앗이강좌 등도 열린다.

매듭공예나 퀼트, 크리스마스 장식품 만들기 등 주부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강좌뿐 아니라 전문 바리스타 자격을 지닌 자원활동가로부터 핸드드립 커피 강좌도 배울 수 있다.

◇지역주민과의 만남은 계속된다=보리와 밀은 지역 내 다양한 활동과 연계해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도 중촌마을어린이도서관 `짜장`에서 열리는 도서관 학교 인문학 강좌나 중촌동 대전형무소 유적지 등을 돌며 역사를 되새기는 중촌마을역사탐험대 `그루터기`, 마을축제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를 확대해 어르신들과 함께 제철과일로 만든 장아찌나 차 등 전통발효식품을 만드는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자원활동가와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며 보리와 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 중이다.

김 대표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 지역주민들의 신뢰를 얻어 공간도 무상으로 빌려 쓰는 등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과의 촘촘한 네트워크를 지속하고 작은 매출이지만 마을기금으로 환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yj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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