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도시철 2호선 적용 건설방식·차종 비교

지난해 말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의 정부 예타 통과로 올 본격적인 착수가 예상된다. 이에 대전시는 현재 도시철도를 중심으로 이른바 `대중교통 100년 대계 프로젝트`를 수립, 종합대중교통체계 구축을 통한 `교통복지`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건설방식과 기종 선택의 문제다. 시는 기본설계 전까지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자기부상열차로 예타를 신청한 만큼 내심 고가 형태의 자기부상열차에 무게를 둔 분위기다. 반면 시민사회단체에선 노면전철(트램)이나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주장하고 있다. 본보는 지난 16일 도시철도 2호선 민관정위원회의 충북 오송(무가선트램 시험선)과 인천공항(자기부상열차 시범운행) 현장 방문 및 시승에 동행, 해당 건설방식과 차종별 특성 등을 살펴보았다

1월 16일 오전 10시 충북 오송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무가선트램연구단. 싸락눈 속 곽재호 연구단장은 방문단을 반갑게 맞으며 무가선트램의 강점에 대해 설명했다.

곽 단장은 "가선 없이 배터리 충전 방식으로 운행, 도시미관에 저해되지 않고 오히려 도심 환경과 조화되거나 재생의 효과로 도시 이미지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시민들은 물론 노약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용 편의성이 절대적이어서 `교통복지`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곽 단장의 설명대로 시운전 중인 무가선트램은 유럽의 노면전차를 연상시키며, 도시 환경과 어우러져 주변 상권 활성화와 함께 관광상품으로의 가치도 예상됐다. 도로 위에 돌출되지 않고 지면 위에 수평으로 매립 이용객들의 승하차가 쉽고, 버스나 자동차 등 여타의 교통수단도 함께 운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는 건설비용이 고가 경전철의 3분의 1 수준, 지하철의 8분의 1 정도라며 경제성 면에서 탁월하다고 밝혔다.

교통사고 우려에 대해 "운영 초기 교차로 등에서의 사고 위험 발생이 높은 게 사실이지만, 1년 정도 지나면 익숙해져 매우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폭설 등의 정상 운행 여부와 관련, 일본 등에서의 운행을 촬영한 모습을 보여주며 정상 가동을 설명했다. 그러나 레일 내 결빙 시엔 실제 정상 운행 여부가 의문시 됐고, 배터리 충전 방식으로 인한 보다 많은 차량 구입 및 인건비, 관리비 등의 소요가 전망됐다. 또 전용차로 확보로 인한 도로 폭이 좁고 굴곡이 있는 원도심 구간의 경우 교통정체나 혼잡, 그에 따른 정시성·등판성에 대한 의문이 예상됐다.

곽 단장은 "향후 10여 년 후엔 무가선트램이 전국에 많이 설치 운행될 것"이라며 "트램의 운영을 버스업체가 맡으면 유지비 저감은 물론 전체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이 종합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가선트램을 뒤로 하고 2시간을 달려 도시형 자기부상열차가 시험 운행 중인 인천공항을 찾았다. 6.1㎞ 구간의 종점인 용유역엔 대전에서 파견 근무 중인 한국기계연구원 신병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단장이 마중을 나왔다.

신 단장은 방문단을 상대로 "차체가 궤도를 감싸고 있어 탈선이나 전복, 펑크의 염려가 전무,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승차감 역시 최고"라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바퀴나 기어, 베어링 등 마모되는 부품이 없어 전체 운영비의 80%를 차지하는 유지보수비와 인건비가 절감될뿐더러 슬라브 없는 슬림한 구조로 건설비는 타 경전철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자기부상열차는 내외부의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었으며, 안전성 역시 확보됐음을 알 수 있었다. 열차가 관통하는 인천공항역 지상엔 영화관이 들어설 만큼 소음을 인식하지 못했고, 상가들이 들어서 또다른 상권 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관건은 고가 건설로 인한 사생활 침해 및 경관 저해 우려와 초기 사업비, 전력사용량 등. 신 단장은 열차가 아파트 단지나 사무실 등을 통과 시 `창문흐림장치(Misted window)`를 통해 승객들의 시선을 자동으로 차단, 사생활 침해 우려를 없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관건은 고가 구조물로 인한 경관 침해인데, 현재 거더(Girder·구조물을 떠받치는 보) 등 구조물을 보다 슬림화해 흉물이 아닌 오히려 지역의 상징물이 되도록 하고, 주변과 조화되도록 테마를 정해 지역 특성을 표현하겠다"고 밝혔다.

또 건설비에 대해 대전 지역의 여건을 감안 10% 정도 저감시킬 수 있다고 판단, 현재 사업비 절감 방안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

신 단장은 "국가가 천문학적인 사업비를 투입해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대전의 연구개발 결과물로서 첨단 과학기술의 상징인 자기부상열차를 건설, 대전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국내외 확산의 시발점으로 삼겠다"고 도시철도 2호선 기종으로서의 최종 선정을 당부했다. 우세영 기자 sy6262@daejonilbo.com

◇ 대전 도시철도 2호선=2019년까지 총사업비 1조3617억 원(국비 8170억 원+지방비 5447억 원)이 투입, 진잠-정부청사-유성네거리 구간을 잇는 총연장 28.6㎞의 1단계 사업. 2단계(유성온천역-진잠 7.4㎞)는 도안 2·3단계 개발과 연계 착공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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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천공항 인근 6.1㎞ 구간에 설치 현재 시험 운행 중인 자기부상열차는 안전성과 유지보수 비용의 경제성 등이 강점이다. 대신 고가 건설 방식으로 인한 구조물들의 도시경관 저해 우려 등이 제기된다.  사진=대전시 제공
지난해 인천공항 인근 6.1㎞ 구간에 설치 현재 시험 운행 중인 자기부상열차는 안전성과 유지보수 비용의 경제성 등이 강점이다. 대신 고가 건설 방식으로 인한 구조물들의 도시경관 저해 우려 등이 제기된다. 사진=대전시 제공
충북 오송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무가선트램연구단 내 설치된 무가선트램은 편의성과 도시환경조화 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반면 교통정체 등의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대전시 제공
충북 오송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무가선트램연구단 내 설치된 무가선트램은 편의성과 도시환경조화 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반면 교통정체 등의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대전시 제공

우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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