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노조절상담지도사가 뜬다

"아, 짱나, 정말 짱나. 어쩌면 좋지?"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욕설, 대화 중에 갑자기 튀어나가는 주먹…. 요즘의 많은 청소년은 분노를 쉽게 다스리지 못한다. 청소년 뿐만이 아니다. 어른들 역시 분노나 화, 이른바 '욱' 하는 성질을 참지 못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술을 마신 뒤 아내와 다투다가 홧김에 살해하는 60대 남성, 택시기사가 길을 잘 모른다며 갖은 욕설을 퍼붓는 30대 여성, 자신을 무시했다며 전 동료를 길거리에서 칼로 찌르는 젊은 남성 등 수 많은 우발적 범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대인의 마음 속이 화(火)로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건강심리전문가인 전겸구 대표교수는 저서 '화, 참을 수 없다면 똑똑하게' 에서 "우리가 분노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 순간적으로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며 "분노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쓸데없는 분노를 소극적으로 줄이는 데 있지 않고, 행복한 삶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즉, 아무리 간절하게 행복한 삶을 소망한다고 하더라도 분노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면 행복할 수 없다는 것.

많은 전문가들 역시 우발적 강력범죄는 분노조절 교육이 제대로 안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가정이 무너지고 학교 교육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성장기에 분노조절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따라서 사회와 가정의 스트레스를 참지 못해 폭발하는 상황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 적절한 '분노 조절' 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분노조절상담지도사', 어떤 커리큘럼으로 꾸려질까=교육선진국은 이미 초등학교에서부터 분노조절에 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충남대 평생교육원에서 '분노조절상담지도사' 과정을 개설, 운영 중이다. 중·고교에서 근무하는 상담사들이 체계적, 효과적으로 학생을 상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만들어 진 것.

'분노조절상담지도사'는 분노조절에 관한 이론과 실제를 충분히 익혀 분노의 조절 및 상담 능력을 기르는 데 핵심을 두고 있다. 발달심리학과 성격심리학 등 분노조절이론 뿐 아니라 정신분석치료 및 미술치료, 웃음치료 등 다양한 상담 및 치료기법을 배우게 된다.

온라인 학습사이트를 통해 진행되는 강의는 무엇보다 풍부한 사례 중심의 교육으로 실 상담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 상담지도사 과정을 수강 중인 중학교 상담교사 소광옥 씨는 "이론만 갖고는 실제 학생상담에서 당황하거나 막힐 때가 많았다"며 "하지만 분노조절상담지도사 강의 속에 나오는 상황별 사례를 상담에 적절히 적용할 수 있었고, 평소 학교 현장에서 고민하고 있었던 부분을 명쾌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상담 심리의 대가'로 구성된 교수진=상담 심리의 대가로 구성된 교수진 역시 눈길을 끈다. 건강심리 전문가이자 유타대학 건강증진학과 교수를 역임한 전겸구 대표교수를 비롯해 건강심리학회부회장인 서경현 삼육대 상담심리과 교수, 신선해웃음심리연구소장인 신선해 교수, 한국생활과학회부회장를 맡고 있는 인제대 생활상담복지학부 전영자 교수 등이 쉽고 재미있게 강의를 진행한다. 여기에 충남대 사범대 교수이자 평생교육원장인 한상훈 교수가 감수를 맡았다.

특히 스트레스관리, 분노관리, 행복 증진의 스페셜리스트로도 활동 중인 전겸구 대표교수는 '마르퀴즈 후즈 후' 등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모두 등재된 유명 인사다. 그는 '똑똑하게 화를 다스리는 법' 등 다수의 책을 펴냈고 건강과 행복관리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분노조절상담지도사 교육 대상은 유치원 및 초중등교사, 전문상담교사, 공무원, 군지휘관, 간호사, 사회복지사, 청소년관련 단체종사자, 방과 후 및 특기적성강사지망생, 학부모 등 다양하며 교육은 3개월 과정으로 90시간을 수강한다. 온라인 교육을 마치면 월 1회 열리는 온라인평가시험을 치르게 되고, 통과하면 분노조절상담지도사2급(민간자격증)을 받게된다.

한상훈 충남대 평생교육원장은 "교사 및 전문상담교사는 물론, 아이와의 대화가 어렵거나 통제가 쉽지 않은 학부모도 강의를 수강하면 아이에 공감하고 수용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며 "또한 군대나 병원 등 단체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도 대인관계나 자기조절 능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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