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속 음악이야기]

음악 애호가라면 바흐와 헨델이 1685년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해에 또 다른 위대한 음악가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태어난다. 그는 도메니코 스카를라티(Domenico Scarlatti, 1685-1757)이다.

그의 아버지 알렉산드로 스카를라티 (Scarlatti, Pietro Alessandro Gaspare, 1660-1725) 역시 음악의 위대한 유산을 남긴 바로크 시대의 위대한 오페라작곡가로서 이탈리아 오페라의 양식을 확립한 중요한 업적을 남겼다.

그리고 아들 `도메니코 스카를라티`는 이탈리아 건반악기 음악을 절정으로 이끈 주인공으로 전고전주의시대 소나타양식의 기본 바탕을 그린 작곡가이다. 도메니코 스카를라티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고전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소나타 형식이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며 이후, 베토벤과 모차르트는 다수의 피아노소나타는 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이하, D.스카를라티)는 1720년 경 35세 나이로 포르투갈의 궁정에서 일하게 되었으며, 1729년에는 포르투갈 황녀를 따라 스페인 궁정으로 가서 남은 생애를 그곳에서 마감했다. 그곳에 봉직하면서 550여 곡의 거대한 분량의 소나타를 남겼는데, 그 당시는 피아노 악기가 발명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만을 남겼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지금 현대 시대에도 많은 음악가들에 의해서 연주되며 세련된 선율과 질서 있고 균형 있는 형식만으로 시대를 초월하는 위대한 음악성을 드러내고 있다.

D.스카를라티의 소나타들은 대체로 기교적으로 어렵다. 손이 교체되는 음형과 빠르게 반복되는 음, 건반전체에 걸쳐 확대되는 아르페지오 음형 등은 상당한 기교가 필요하다. 그 당시의 하프시코드는 피아노 건반보다 무게가 다소 가벼운 편이었기 때문에 더 자유로운 주법으로 작곡이 가능했다.

또한 새로운 주법을 많이 탄생시켰는데, 3도와 6도의 빠른 페세지와 폭 넓은 도약, 손 교차, 연속적인 옥타브의 사용, 아르페지오, 분산화음, 트레몰로, 다양한 장식음 등은 건반음악을 한단계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피아노와는 달리 강약 변화에 있어서 한계가 있는 하프시코드를 D.스카를라티는 하프시코드의 스톱 변화를 이용하여 이를 극복하였다.

그는 음악가면서 교육자로, 자신의 소나타를 교육용 연습곡으로 작곡을 했다. 자신의 `연습곡` 서문에 말하기를, "어떤 심오한 배움보다는 하프시코드를 숙달하기 위한 독창적인 예술과 재미를 기대하라"라고 기록하였다. 전통에 매이지 않고 규칙에서 이탈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창조적인 방식을 찾던 그의 음악적 실험정신 때문에 그의 음악은 바로크 시대를 초월하여 현대인에게 많은 공감과 상상을 주는 위대한 음악가로 역사에 남게 된다.

이상철 순수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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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를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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