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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지방세 비과세·감면 축소 두 토끼 잡아야

2013-01-14기사 편집 2013-01-13 20: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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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규 한국지방세연구원 원장

역사 속 위기에는 반드시 절세미인(絶世美人)이 등장한다. 중국 당나라 현종의 양귀비(楊貴妃)가 그러했고, 신라를 호령하던 미실(美室)이 그러했다. 이들은 세상과 견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미모로 곤란에 처한 국가를 더욱 위기로 이끈 장본인들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경제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세금을 줄이려는 '절세(節稅)'미인들이 많아졌다. 물론 꼼꼼히 체크해서 이른바 '세테크'로 자산을 관리하는 서민들의 노력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세금을 줄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나친 비과세·감세(減稅) 정책은 최근 복지분야 지출 급증으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지방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

최근 지자체의 재정 악화 원인은 수입에 비해 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앙정부의 국세 감면과 지방세 비과세·감세 정책으로 인해 지방정부의 세입이 더욱 더디게 증가하고 있어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지방재정은 이와 같은 두 가지 유형의 감면으로 인해 약 103.9조 원이나 감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지방세 비과세·감면의 경우, 2010년 현재 감면규모는 14조 8000억, 감면율은 24.9%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지방정부의 자율적인 정책이 아니라 중앙정부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었다. 반면에 국세 감면율은 13.3%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지방세 비과세·감면 정책은 지방세 수입을 축소하고 지방재정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중앙정부의 감세 정책 일환인 지방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에 의한 지방세 수입은 63.6조 원이 감소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둘째, 국세 감면으로 인해 지방재정이 겪는 어려움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국세 중에는 내국세와 교통·에너지·환경세가 지방재정에 영향을 미친다.

내국세 총액의 19.24%가 법정 교부세의 재원이고, 내국세 중 부가가치세, 법인세 및 소득세는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국세가 줄면 자연히 지방세도 함께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내국세 감면액은 2002년 13.7조 원에서 2009년에는 29.3조 원으로 7년 전에 비해 약 2.1배 증가했다. 내국세 감면으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법정 교부세는 27.9조 원, 지방세는 76조 원이나 각각 감소하였으며 지방재정은 40.2조 원 악화된 것으로 추산된다.

또 부가가치세 감면 증가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지방소비세가 69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예상되며,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 증가로 지방소득세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1.7조 원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국세 가운데 유류세의 기본이 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감면은 내국세인 부가가치세에 영향을 미친다. 부가가치세는 교부세와 지방소비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통·에너지·환경세 감면의 증가는 부가가치세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지방재정 악화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다시 말해 지방정부의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에 의한 감면을 시급히 축소해야만 한다. 예컨대 차기정부에서 국세 및 지방세 감면율을 2017년까지 10%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낮출 경우, 국가 차원에서 81.8조 원의 재원이 확보될 수 있으며, 지방재정도 지방세 47.8조 원, 교부세 6.2조 원 증가하여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약 54조 원 개선될 수 있다.

유럽 재정위기의 불씨가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었던 지방정부의 재정 악화 현상은 비단 먼 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무분별한 정부 차원의 '감세(減稅)' 정책은 지자체뿐만 아니라 국가적 재정 어려움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앙정부의 감세 완화 정책을 통해 지방재정 개선과 정치권의 복지공약에 따른 복지지출 급증에 따른 복지재원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물론 국세 및 지방세의 비과세 감면제도가 특정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은 있으나 지자체의 재정 악화에 따른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해서는 보다 엄격한 제도 운영이 요구된다.

따라서 국세 감면 및 지방세 비과세·감면을 축소하기 위해 신규 감면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일몰제도를 엄격히 적용하여 비과세·감면 정책의 효율성을 제고시킬 수 있도록 차기 정부에 간곡히 당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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