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에 미래있다] ⑭ 이정애 무용단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이정애 무용단이 전통과 현대감각을 살린 전통무용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정애 무용단 제공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이정애 무용단이 전통과 현대감각을 살린 전통무용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정애 무용단 제공
이정애 무용단(단장 이정애)은 전통무용공연을 전문으로 하는 비영리민간예술단체이자 대전형 예비사회적기업이다. 지난 1993년 창단 이후 대전을 대표하는 공연전문단체로 자리잡은 이정애 무용단은 예술 분야의 청년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사회적기업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전통을 잊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살린 문화공연으로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더 나아가 세계적인 브랜드화를 통해 또 다른 한류를 꿈꾸고 있는 이정애 무용단을 살펴봤다.

◇비영리민간예술단체,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다=이정애 무용단은 지난 1993년 창단해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비영리예술단체다. 같은 해 열렸던 대전엑스포 개막식을 비롯해 수많은 행사와 무대에서 전통무용 공연을 펼치며 대전지역 대표 공연전문단체로 자리잡았다.

무용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대전시 지정 전문예술단체로 등록된 무용단은 지난 2010년 공연장상주예술단체 사업에도 선정돼 현재 평송청소년문화센터 3층에 사무실과 연습실을 두고 있다.

무용단이 대전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나서게 된 것은 무용과 같은 예술을 전공한 학생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이 단장은 "우리나라 청년실업자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무용전공자와 같은 예술 쪽 젊은이들은 대학졸업 후에도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다"며 "단순히 청년 일자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젊은 예술전공자들이 미래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사회적기업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후 청년일자리 창출사업을 통해 단원이 된 7명을 비롯해 총 10명의 직원들이 문화공연과 문화예술교육, 방과후학습, 재능기부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 예비사회적기업 3년차에 접어든 무용단은 사회적기업 인증을 통해 문화예술인도 경영마인드를 갖고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계획이다.

◇현대적 감각으로 우리 전통 살린다=이정애 무용단은 대중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추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전통무용 레퍼토리를 개발하고 있다.

모든 창작공연에서 전통의 뿌리를 잊지 않으면서도 일반인이 거부감 없이 소화할 수 있는 현대적인 감각을 살림으로써 전통무용을 알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무조건 전통만을 고집한 예술공연보다 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요소를 동시에 살린 퓨전 무용공연을 통해 일반인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 무용단 측의 설명이다.

지난 해 9월 대전의 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법동시장, 중리시장 등 전통시장에서 열린 `골목시장 가는 날` 공연은 이 같은 퓨전 공연으로 꾸며져 시민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우리나라 전통가면극인 봉산탈춤 중 미얄할미 이야기를 익살스럽고 풍자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한 퓨전댄스로 표현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하면서부터는 무용단 홍보도 적극적으로 이뤄져 초청 공연을 요청하는 곳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천안함 피격 전사자 추모공연, 충남 논산훈련소 입소 장병 축하공연, 2012세계조리사대회 축하공연, 대전뿌리문화축제, 현충일 추념식, 당진 해와 달의 만남 바다불꽃축제 등 다양한 축제에서 공연무대에 올랐다.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공연도 다수 이뤄졌다.

지난 해 5월 금산에 효사랑 축제가 열렸을 때도 어르신을 위한 봉사공연을 마련하는 등 많은 지역 행사에서 무료 공연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무용단원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연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며 갈고 닦은 기량으로 지난 해 대전무용제 연기상(우백진)과 안무상(오경진), 대전젊은무용예술가전 안무상(윤보람), 대전예총 신인상(윤보람) 등을 휩쓸기도 했다.

◇브랜드화 통한 전세계 공연으로=이정애 무용단은 오는 2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제58회 국제민속페스티벌에서 유일한 한국 공연단체로 참가자격을 얻는 등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단체로 인정받고 있다.

그 동안 대전과 천안, 당진, 논산, 금산 등 지역 곳곳을 누비며 공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통해 전국적인 무용단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이정애 무용단의 계획이다.

전쟁의 아픔을 담은 진혼무 공연을 대표 작품으로 삼아 비슷한 역사를 지닌 다른 나라에서도 공연을 펼치고 싶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 단장은 "매년 대전 현충원에서 현충일 추념식에서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전쟁의 아픔을 투영한 진혼무 공연을 통해 비슷한 아픔을 지닌 나라들을 순회하며 공연하고 싶다"며 "사회적기업으로 자리잡고 이 같은 공연을 브랜드화해서 전국 순회공연뿐만 아니라 전세계 공연을 펼치면 그것 자체로 하나의 한류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yj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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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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