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대전 공연계

2013년 계사년을 맞았다. 올해도 지역 예술계는 다채롭고 풍성한 공연들이 시민들을 찾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먼저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은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클래식 공연 위주로 고정 관객층을 형성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관객층 개발을 위해 실험적인 복합 장르와 야외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이전과 마찬가지로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내전(來田) 공연과 각 분야별 공연들도 준비돼 있다. 연정국악문화회관은 개원 32주년을 맞아 시민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국악 공연을 선보인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과 연정국악문화회관을 중심으로 2013년 주목할 만한 공연을 살펴본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음악=올해는 국내외 최정상 오케스트라의 공연과 `손열음`, `하겐 콰르텟` 등 최고의 연주력을 갖춘 연주자들의 공연으로 풍성하다. 2월, 국내외에서 명성을 일궈가고 있는 구자범이 이끄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첼림스키의 교향시 인어공주와 말러 교향곡 1번을 연주하고, 5월에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10월에는 앤드류 데이비스가 이끄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리차드 용재 오닐과 협연한다.

또 2009년 대전을 방문했던 `하겐 콰르텟`이 9월 4년만에 대전을 다시 찾는다. 음악애호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하겐 콰르텟이 보여줄 완벽하고 환상적인 하모니가 기대된다. 또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리사이틀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극=연극은 국내외 수작인 `불나고 바람불고`, `투견`, `햄릿`, `축언`을 비롯해 고전에서 현대까지 아우르는 `안티고네`, `늙어가는 기술`등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4월 스프링 페스티벌에 선보일 `투견`은 이난영 극본의 초연작으로 대전의 젊은 여성 연출가이며 극단 손수의 대표인 서재화가 연출을 맡았다. 또 `불나고 바람불고`는 2012년 전국연극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극단 앙상블의 작품으로 깊은 산중에 있는 달마사 본존목불에서 피눈물이 흐르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려냈다.

6월과 7월에는 `안티고네`와 `늙어가는 기술`이 공연될 예정이다. 국립극단과 공동제작으로 초연하는 `안티고네`는 `외디푸스`, `레이디 멕베스`등으로 잘 알려진 한태숙의 작품이다. `늙어가는 기술`은 삶의 본질과 인생에 대한 고선웅 연출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고령화 시대, 늙어가는 데에도 기술이 있지 않을까?`라는 화두로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10월 그랜드 페스티벌의 연극 작품은 아일랜드 극단 `PanPan Theatre`의 `햄릿`과 한·중·일 공동제작 연극 `축언`이다.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실험적인 퍼포먼스로 재해석한 작품이며 `축언`은 한·중·일 3국의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으로 결혼식 하루 전날,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가 닥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담고 있다. 대전의 배우 이영숙이 한국인 신부의 언니 역으로 출연한다.

△무용=올해 예당은 춤의 영역과 역할을 확장시키고 있는 현대 무용계에 가장 진보적인 두 안무가 `안은미`와 `제롬 벨`의 신선한 작품들과 고전발레를 넘어 현대발레까지 표현력을 확장시키고 있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재기발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아시아의 `피나 바우쉬`로 평가받는 안은미의 `아저씨 댄스`는 청춘을 지나 보내고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직장의 상사로서 살아가는 이 시대 대한민국 `남성`을 `춤`이라는 추상적인 몸의 언어로 재조명 한다. `모두를 위한 춤`은 `현대예술의 교황`이라는 칭호로 불리며 무용을 넘어 현대예술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프랑스 안무가 제롬 벨이 현대사회 속에서 소외된 계층의 정체성에 대해 표현한다.

가을에 만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This is Mordern`은 현대무용의 거장 이리 킬리안부터 한스 반 마넨, 나초 두아토까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컨템포러리 안무가들의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다.

△복합장르=기존의 음악과 무용, 연극 등 순수예술 장르를 넘나드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공연들도 새롭게 시도된다.

4월에는 `안드로이드-휴먼 연극`인 히라타 오리자의 `사요나라`가 막을 올린다. 현대 일본 연극을 대표하고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연출가 히라타 오리자의 로봇과 인간이 함께 연기하는 연극 `사요나라`는 과학과 예술을 접목시킨 공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5월에는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기존의 야외 공연을 확장한 폴리글롯의 `탱글(Tangle)`을 선보인다. 다수의 해외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탱글`은 아이들이 끈을 이용해 자유럽게 얽힌 공간을 만들며 즐기는 체험형 공연으로, 이는 단순한 놀이뿐만 아니라 참여로 만들어진 하나의 설치예술 작품이며 가족 간 유대감과 결속력을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대전 연정국악문화회관

올해 신축 국악원 착공을 기념하고 보다 수준 높은 국악공연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기존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정기공연과 기획공연을 준비했다. 정기공연은 3월에 열리는 `제138회 정기연주회(신춘음악회)`가 있다. 새 봄을 맞이하여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국악관현악 중심의 공연으로 기획됐다. 이어 7월에 `제139회 정기연주회(개원기념 연주)`는 개원 32주년을 맞이하여 국악원의 위상을 정립하고 전통음악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알릴 수 있는 공연이다. 9월에는 국악원 개원의 기틀을 다진 연정 임윤수를 기리는 `제140회 정기연주회(연정 추모 9주기 연주회)`를 공연하며 10월에는 `제141회 정기연주회(전통무용의 밤)`가 있다. 마지막으로 12월에는 연말을 맞아 `제142회 정기연주회(송년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기획공연은 먼저 2월 `대보름맞이 특별공연`이 있다. 우리 민족의 큰 명절 중 하나인 대보름을 맞이하여 조상들의 풍습과 유례를 되짚어 보고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기획됐다. 그리고 연 4회에 걸쳐 `재미있고 신나는 교과서 국악여행`을 동부 2개교, 서부 2개교 강당에서 공연한다. 국악을 접할 기회가 부족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교과서에 수록된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내용으로 기획됐다. 5월에는 `스승의 날 기념 특별음악회`가 열린다. 스승의 날을 기념해 스승의 제자 사랑, 제자의 스승 존경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우리 음악의 진수를 시민들에게 선 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10월에 구민의 날 축하공연과 11월에 대구시립국악관현악단과의 교류음악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최신웅 기자 grandtrust@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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