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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불망초심' 초심으로 돌아가자

2013-01-07기사 편집 2013-01-06 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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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선 한국산학연협회 회장·한국기술교육대 교수

이번 대선은 유난히 이념적 색깔이 짙었고, 진보 대 보수, 2030 대 5060이라는 지지층의 대결구도가 선명히 갈렸던 대선이었다. 그랬던 만큼 승리하지 못한 지지층의 상실감과 슬픔, 그리고 승리한 지지층의 안도감과 기쁨이 컸음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최근 SNS를 통해 선거에서 패배한 일부 2030세대가 인터넷에 유포하고 있는 '이제 모든 게 끝났다' '국가가 날 또 버렸다'는 등의 지나친 패배의식과 피해의식은 선거가 끝난 지금 우리 대(大)∼한민국 건설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근래 세계경제의 침체로 인해 피부로 느끼는 경기불황은 IMF 때 이상이다. 당시에는 우리만 허리를 졸라매고 열심히 하면 됐지만 지금은 유럽발 위기, 일본의 장기침체, 미국의 국가부채 위기로 인해 그마저도 보장이 없다. 대한민국과 OECD 국가 대부분, 즉 세계경제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하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불대에서 3만, 4만 불 시대에 진입하려면 국부 창출의 핵심인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현재의 빠른 추적자(Fast Follower)에서 최초 창조자(First Mover)로 바뀌어야 한다. 한국기업이 세계시장 1위를 점유하고 있는 반도체메모리소자 생산을 위한 핵심공정 장비의 90퍼센트는 여전히 미국, 일본, 독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추력을 제공하는 로켓 제조 기술 또한 북한보다 뒤처져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재료의 표준화를 위한 SEMI 국제 표준화 활동에 참여하는 한국 엔지니어 활동은 대만의 절반 정도에도 못 미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이 국민소득 2만 불 시대를 넘지 못하고 과거 남미의 아르헨티나처럼 주저앉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3만 불 시대로 넘어가느냐 아니면 2만 불 이하로 다시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여전히 서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가 경영 상태는 분명 위기상황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급변하는 미래의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하여 적당한 시점에 위기의식을 회사 전체에 심어주었고,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현재의 삼성 조직을 만들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전 세계 현장을 직접 뛰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주도하고 있다. 성공한 중소기업의 많은 CEO 또한 미래의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위기론을 통하여 극복한 경우는 수없이 많다.

지난 주말 금년 2월에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22명의 인수위원 명단이 모두 발표됐고 본격적인 인수위원회 활동이 시작되었다. 우리 국민 모두는 대선 개표 결과가 어떠하였든 헌법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 선거방법에 의하여 우리 '대한민국호'를 5년간 이끌 새 대통령을 선출했다. 그동안 발표된 정책공약집에 의한 큰 항로는 정해졌고 승선한 우리 국민 모두 앞으로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험한 날씨의 파도와 싸워 국민소득 3만 불, 4만 불의 목적지에 모두 안전하게 도착해야 한다. 항해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미리 예측하고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준비 또한 간단한 일이 아니다.

국가 재정과 산업화 기술이 부족해 서울의 장충체육관을 필리핀 건설회사와 엔지니어에게 맡겼던 암울했던 시절도 있었다. 필자가 30년 전 정부 지원 유학생으로 미국 중서부의 작은 시골마을에 도착했을 때 집집마다 컬러TV가 있고 자동차가 거리에 넘쳐나며 모든 학생들 손에 계산기가 들려 있는 것을 보고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는 천지개벽의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달러화가 200, 300%까지 오르고 대기업, 중소기업이 곳곳에서 파산하면서 구조조정에 의한 실직자가 거리에 넘쳐났던 시절이 15년 전인 1997년 IMF 위기 때이다. 그때 우리는 오히려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내공을 쌓았다.

불교 화엄경에 나오는 불망초심(不忘初心)이 생각난다. 개구리가 욕심과 자만심 때문에 올챙이 시절을 기억 못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힘들고 어려웠던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시 돌이켜보고 대선의 승자든 패자든 대한민국을 위한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자. 새로운 대통령과 인수위원, 그리고 앞으로 임명될 정부 고위직은 특히 솔선수범하여 매사에 겸손하며 사사로운 이익을 취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국가경제의 어려움 속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다 같이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미국의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이 외쳤던 것처럼,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기보다 우리가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도록 하자. 이제는 우리 모두 지난해의 치열했던 대선 모드에서 벗어나 각자의 위치에서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는 일상적인 모드로 돌아가야 한다. 미래의 대(大)∼한민국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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