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한국인의 밥상'

△저녁 7시 30분=우리 민족이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이 먹어온 생선인 '명태'는 이름만해도 수십 가지며, 머리부터 꼬리까지 어느 곳 하나 버릴 것이 없다. 명태가 국민 생선이 된 까닭은 다양한 저장 방법이 발달된 까닭이기도 했지만 바닷가에서 첩첩산중까지 전국으로 명태가 이동하던 '명태 루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명태가 산처럼 쌓였던 바닷가 마을에서부터 화전민들이 살던 깊은 산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서민들의 밥상을 풍성하게 해주던 국민생선 명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백두대간의 첩첩산중 인제의 용대리. 이곳에는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위와 살을 에는 듯한 매서운 바람을 축복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명태는 겨우내 매서운 추위에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꾸덕꾸덕하게 마르고 나서야 제 맛을 낸다. 용대리에서 처음으로 황태 덕장을 열었다는 최귀철씨는 올해로 50년 째 덕장을 운영하고 있다. 황태의 산증인인 그가 말하는 황태의 탄생비화와 가난한 화전민마을이 연매출 500억을 달성한 부자 마을이 되기까지 대를 이어 황태를 만드는 용대리 사람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본다.

지금은 속초의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지만 아바이 마을은 피란민들의 집단 거주지였다. 농사지을 땅도, 변변한 집 한 채 없었던 이들에게 집이 되어주고 쌀이 되어주던 것이 바로 명태였다. 이맘때쯤이면 명태순대를 만든다는 박순옥씨는 고향에서 먹던 방식 그대로 순대를 만든다. 온가족이 함께 화롯불에 구워먹었던 구수한 명태 순대와 명태 알로 만든 명란젓부터 창난젓, 명태 머리 박은 된장까지 고향이 그리워 유난히 시리고 배고팠던 실향민들의 겨울을 달래준 아바이 마을의 명태음식들을 만나본다.

성지현 기자 tweetyandy@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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