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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광장] 스토리텔링

2012-12-28기사 편집 2012-12-27 21: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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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연 순 교육문화부장 yss830@daejonilbo.com

지난 6월 코카콜라사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와 콜레보레이션(협업)을 통해 코카콜라 라이트 리미티드 에디션(한정판)인 '데이(Day)', '타투(Tattoo)', '나이트(Night)' 3종 보틀 (Bottle) 제품과 '데이(Day)', '나이트(Night)' 2종 캔(Can) 제품을 국내시장에 선보였다.

유럽 등지에서 화제를 모았던 장 폴 고티에의 리미티드 에디션이 국내 판매로까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코카콜라 리미티드 에디션은 파란 스트라이프와 여성의 콘브라라고 불리는 란제리룩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만의 특징을 잘 살렸다.

특히 마돈나의 코르셋을 입어 섹시함을 강조한 '나이트'는 육감적인 여성바디를 연상시키며 코카콜라 마니아들의 수집욕구를 불러일으켰다. 거장의 육감적이고 전위적인 콜레보레이션 작품은 다이어트 콜라라는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위한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스토리 텔링'이란 단어가 마케팅을 포함해 여러 부문에서 회자되고 있다.

스토리텔링의 대가인 로버트 맥기 美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스토리텔링의 천재로 꼽는다. 맥기 교수에 의하면 애플의 스토리는 '언더독(싸움에서 진 개)'이라는 것.즉, 애플은 스스로가 약자라는 스토리를 통해 비록 규모는 작지만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아는 영리한 회사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와 함께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막강한 골리앗이지만 사용자들의 니즈(needs)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맥기 교수는 또 하나의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폴크스바겐을 꼽는다. 작고 딱정벌레처럼 생겨 전혀 미국적이지 않은 자동차를 '맵시 있고 경제적이며, 젊은이들을 위한 차'라는 콘셉트의 스토리텔링 전략을 구사했다는 것이다..

식품업계에서도 스토리텔링의 사례는 수없이 많다. 맥도날드는 우리나라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작은 행복을 나눌 수 있도록 부담 없는 가격에 버거와 스낵 및 디저트 등을 제공하는 '행복의 나라 메뉴'를 선보였다. 메뉴에 행복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치열한 경쟁과 경기 침체 등으로 고통받는 현실 속에서 단순히 햄버거만 파는 곳이 아닌 행복한 순간을 함께 즐기고 나눌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싶다는 희망을 담았다.

도미노피자도 피자에 들어가는 재료의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염려를 없애기 위해 미국 각지의 농장 등을 순회하며 광고를 찍었다. 소비자들을 바깥을 볼 수 없게 만든 리무진에 태우고 광활한 목장 한가운데에 내려놓은 뒤 문을 열어 신선한 농장 환경을 공개하는 방법을 택했다.

기업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스토리텔링을 즐겨 사용한다. 하지만 스토리에는 감동과 휴머니티, 진정성, 소소한 행복, 따뜻함이 전제돼야 한다. 단지 제품 마케팅을 위해 과장되고 진실되지 못하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고전하던 노키아는 지난 9월 초 퓨어 뷰'(Pure view)라는 손떨림 보정 기능(OIS)을 갖춘 새로운 스마트폰 '루미아 920'을 출시했다. 하지만 OIS 기능을 홍보하는 광고가 문제가 되면서 노키아는 제품 출시 하루 만에 사과문을 발표해야만 했다.

광고 속에서 여성 모델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노키아는 이 광고를 루미아 920 카메라로 촬영했고 OIS 덕분에 플래시 없이도 경쟁사 제품의 화질에 비해 5배나 깨끗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 사진의 가로등 빛 번짐과 해상도 등을 볼 때 해당 스마트폰으로 찍은 게 아니라고 문제를 제기했고, 노키아는 결국 다른 카메라로 찍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스토리텔링이 넘쳐나고 있다. 온갖 역경을 딛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거머쥔 국가대표 운동선수를 비롯, 케이팝 스타 등 감동의 스토리뿐 아니라 정치인들의 가정사와 걸어온 길 등 개인사, 기업 프레젠테이션, 수학학습 방법, 브랜드이미지 확장 등 가히 스토리텔링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토리텔링 시대를 반영이라도 하듯 이야기를 금세 엮어낼 수 있는 '디지털 툴(tool)'이 나온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툴을 이용하면 누구든지 이야기를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은 과장된 미사여구보다는 진정성, 소소한 행복,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감대 등이 뒷받침될 때 큰 울림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들려주었던 소소한 이야기들처럼…. 새해는 사회 각 분야에서 과장되고 의도된 스토리텔링보다는 의미 있고 잔잔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가 넘쳐 따뜻한 마음을 다같이 느끼고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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