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CEO를 만나다 - 박순용 화인에프티 대표

박순용(48·사진) 화인에프티 대표는 깨끗하고 투명한 제조방식과 생산기술로 충남지역 식품 제조·가공 분야의 선두주자로 나선 여성CEO다.

20여 년간 식품화학기기 장치산업분야에서 일해온 박 대표는 그 동안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007년 충남 공주시 정안면 보물농공단지에 화인에프티를 설립했다.

이듬 해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하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 무모한 도전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밀어 붙이는 특유의 강단으로 신제품 연구개발투자를 지속했다.

박 대표는 "식품기계산업 분야에 오랜 기간 종사했던 독특한 이력은 식품산업 분야에서 화인에프티가 다른 업체보다 기술경쟁력에서 우위에 서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설립 초기 단계부터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기 위해 투자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지만 이제는 대기업 식품업체에서 먼저 우리 시설을 보고 제품생산을 맡길 정도로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한 기업의 대표로 나서기까지 모든 과정이 수월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전에도 회사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지만 화인에프티를 설립하고 나서는 혼자 결정해야 하는 것이 월등히 많아졌고 그만큼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무거워진 책임감에 비례해 그를 바라보는 주변 시선이나 위치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럴수록 박 대표는 늘 자신과 경쟁하며 성실함과 부지런함, 그리고 '솔선수범'이라는 삶의 목표를 가슴에 새겼다. 생전에 사람을 가장 중히 여기라고 강조했던 아버지 말씀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실제로 박 대표의 직원 사랑은 남다르다. 공장 설립과 동시에 직원들이 머물 수 있는 기숙사를 지은 것은 물론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수시로 회식과 워크숍, 바다낚시와 같은 사내 행사를 개최한다.

특히 화인에프티의 현장직원들은 그야말로 '정예부대'나 마찬가지라고 자랑한 박 대표는 "주변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한결같이 유지하려고 한 것이 경영자로서 강점이 된 것 같다"며 "직원들도 미리 지시하지 않아도 알아서 따라주고 열심히 일해준 덕분에 그 동안 큰 위기없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제품 연구개발에 역점을 두고 지금의 주문자상표제품생산(OEM)방식에서 탈피해 화인에프티만의 완제품을 생산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미 국산차와 액상차 등 다양한 종류의 신제품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박 대표는 "식품업계의 특성상 소비자들이 대기업 식품업체가 생산하는 기존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내수경기침체로 기존 기업들 조차 신제품 개발을 기피하고 있다"며 "하지만 항상 새로운 것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소비자들의 또 다른 특성인 만큼 현재의 위기가 기회로 전환될 수 있도록 완제품 개발·생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충남지회 이사로도 활약 중인 박 대표는"앞으로 협회차원에서 여성경제인을 위한 체계적인 보육시스템을 마련해 후배 여성경제인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예지 기자 yj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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