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대산중

  대산중학교 학생들이 학교폭력힐링 봉사동아리 비전 선포식을 열고 있다. 사진=대산중 제공
대산중학교 학생들이 학교폭력힐링 봉사동아리 비전 선포식을 열고 있다. 사진=대산중 제공
충남 서산에는 소나무 숲이 우거진 망일산 자락 아래 솔숲을 배경으로 전교생 10학급에 300명도 채 안 되는 아담한 중학교가 있다. 2층에선 서해안이 보이고, 곳곳에 소금 무더기를 안고 있는 염전이 눈 앞에 펼쳐진다. 해질녘 작은 섬 너머로 붉은 해가 꼬리를 감춰도 운동장에는 축구하는 학생들의 그림자가 사라지지 않고, 음악실 문틈으로는 멜로디가 흘러 나온다. 이런 풍경 한가운데 대산중학교가 있다. 충남교육청으로부터 2009년 최우수학교에 이어 지난해 우수교, 올해 다시 최우수교로 선정됐다. 역점 사업과 특색 사업으로 나뉜 대산중의 교육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창의성·사고력 신장을 위한 독서

△사설읽기 프로젝트 '신문으로 여는 아침'=신문 사설을 읽는 것은 딱딱하지만 이곳 학생들은 즐겨한다. 매주 화요일 오전, 사설과 칼럼을 읽는 '신문으로 여는 아침' 프로그램을 실시한 탓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신문으로 여는 아침'은 평소 신문을 접할 기회가 적은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읽을거리를 통해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갖고 안목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한다. 또 2년 연속 e-NIE 선도학교로 지정돼 동아리활동인 '대산중 학생기자단'을 운영하고 있어 학생과 교사 모두 신문과 가까워지는 교육을 편다.

△캠프와 동아리가 함께하는 독서=도서실은 아름다운 북카페로 꾸며져 있다. 경직된 곳이 아닌 도시의 카페처럼 푹신한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다. 이 학교만의 독서활동은 다채롭다.

매주 수요일 5교시에 1·2학년을 대상으로 독서시간을 편성했고, 사제동행 독서토론 동아리인 '한뫼'를 중심으로 다양한 캠프와 독서 활동을 벌인다. 여름방학에는 '책이 빛나는 여름에', 겨울방학에는 '겨울잠보다 달콤한 독서여행'이란 독서캠프를 실시해 평소 가기 힘든 대형서점을 탐방한다. 작가와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공연 문화 확대=학기별로 도시체험을 진행하고, 방학 때는 연극과 뮤지컬을 관람한다. 학년별 체험활동을 다녀온 뒤 교내 사진전시회를 열어 다양한 체험도 공유한다.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웃한 공군 제8931부대와 연계해 사물놀이와 B-boy 공연 관람 시간도 마련한다. 또 주5일제가 실시되면서 매주 토요일 '웃음과 함께 하는 토요일', '감동과 함께 하는 토요일', '소녀, 소년을 만나다', '토요일에 떠나는 빵빵한 나들이' 등의 주제로 영화 감상 시간을 갖는다.

◇동아리 활동, 체험·나눔 실천

△학교폭력 사라지는 방과후학교=대산중은 지난해 주5일제 시범학교를 운영했다. 토요 방과후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캠프를 선택할 수 있도록 29개의 캠프를 개설했다. 도자기공예반, 한뫼오케스트라반, 문학여행반, 창의체험수학반, 과학실험반, 영어퍼즐반, 로봇반, 요리쿡조리쿡반 등이 개설돼 있다. 이와 함께 기관과 연계한 방과후 캠프로 한국장학재단 주관으로 연세대 봉사활동 동아리와 협약을 맺고 방학 때 학생들의 진로 및 학습상담을 위한 캠프를 운영한다.

평일 방과후학교는 1인 1강좌를 본인 선택제로 실시하고 있다. 이중 체험을 통해 소질을 계발할 수 있는 캠프 11강좌인 포크기타반, 사이언스프로젝트반, 스마트미디어반, 오감아트반, 배드민턴반, 중국어반 등은 호응도가 높다. 학생들의 방과후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결과 97.8%가 매우 만족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수학급인 해오름방은 직업교육 및 장애학생의 특성에 맞는 소질 계발 등의 목적으로 주당 2시간씩 방과후학교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주로 비누공예, 제과제빵, 아이클레이, 우드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바른 품성 5운동 실천=인성 지도 과정에서 이색적인 것은 지난 20여년 간 지속적으로 자체 제작하고 있는 인성지도 자료집 '한뫼록'이다. 한뫼록은 매일 아침 명상의 시간을 통해 생각에 잠기며 읽고 작성하는 학생 노트로, 학교는 이를 통해 친구에게는 칭찬일기를, 부모에게는 효도 편지를 쓰도록 하며, 자신에게는 학습 플래너 역할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하나의 오랜 전통이 있다. 1년에 한 번 '경로효친의 날'을 정해 지역 노인대학의 어르신들을 학교로 초청해 다과와 점심식사를 대접한다.

학교는 또 학생회가 주최가 돼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폭력 추방 캠페인을 벌인다. 등하교 정문지도, 학부모와 연계한 교외 생활지도, 1교사 1구역 책임 순찰활동, 긴급 SOS 교사 지원단 운영, 친친교실 및 솔리언 또래상담 운영, 위클래스 운영 등으로 학교폭력을 극복한다.

△꿈과 희망을 수놓는 징검다리=학기당 1회 이상 학부모의 자녀진로 탐색연수 시간을 실시한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백일장대회', '나의 꿈 발표대회', 지역 사회에서 11명의 직업인을 초청한 '진로의 날', '부모님 일터체험의 날', '선배 초청강연회', '드림 레터 퀴즈 콘테스트', '티셔츠에 자신의 꿈 그리기' 등 다양한 진로 체험 행사를 벌인다.

학교는 1학년을 대상으로 진로코치 순회를 통해 3명의 선생님들이 진로수업을 지원한다. 서산교육지원청이 주관하고 진로와직업교과연구회에서 주최한 제1회 'Job & DoDream 캠프'의 나의 꿈 발표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기주도학습 습관화

△한뫼반딧불이 공부방=6년 전부터 야간 반딧불이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사교육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학생들에게 자기주도적 학습과 휴식 공간 및 인성 교육의 장을 만들어 주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현재는 전교생의 33%가 참여할 만큼 규모도 커졌다. 학교는 군인 명예 교사, 대학생 교사 등 교육기부를 통해 학생들에게 세대공감과 즐겁게 공부하는 분위기를 제공한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제로' 만들기=학교는 농어촌지역이면서도 신흥 공업지역에 위치해 있다. 편부와 편모의 자녀 비율이 다른 학교보다 높은 편이다. 이에 학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담임을 포함해 모든 교사들이 교과별 책임지도제를 실시한다. 매일 오전 요일별로 교과 담당 교사를 지정해 책임 지도하며 학생들에게 관심을 쏟는다. 저녁에는 반딧불이공부방과 연계해 군인 명예 교사와 대학생 멘토들이 지도한다.

최태영 기자 tychoi@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산 대산중학교의 자랑 한뫼오케스트라 학생들이 점심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연주수업을 받고 있다.
서산 대산중학교의 자랑 한뫼오케스트라 학생들이 점심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연주수업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