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현 증산도 교육위원 닥터윤 가정의학과 원장

동지(冬至)는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이다. 단어의 뜻만 볼 때는 '겨울에 이르렀다', '겨울로 들어선다'는 뜻이다.

하지만 동양에서는 '일양(一陽)이 시생하는 날'을 의미한다. 음기가 가장 강력하게 동하는 날, 땅 아래에서 첫 양 기운이 태동되어 음 기운을 뚫고 올라오는 첫날이다. 어둠 속에서 광명의 밝은 기운, 생명이 근원적으로 시작되는 날로 이해할 수 있다. 동지는 다음 해의 봄기운을 준비하는 첫날이기도 하다. 일 년 사계절 농사 짓는 첫날이 바로 동지다.

주역에서는 동지를 회복한다는 뜻의 복(復)괘로 비유했다. 우주 자연 이법으로 '천지조화의 생명력이 다시 회복된다', '천지의 변화가 다시 순환한다'고 해석한다. 인간 사회 차원에서는 '과거의 묵은 기운을 떨쳐내고 근본을 다시 확인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첫 시작점'으로 해석했다. 하늘, 땅의 근원에서 태동하는 새 광명의 기운을 받아내려, 지난 시절의 악업과 묵은 기운, 어려움과 불만족스러웠음을 모두 다 씻어내고 새롭게 태어나는 날인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고대 동양에서는 동지를 가장 뜻깊은 겨울 명절로 꼽고 동짓날을 원단(元旦) 즉 설날로 삼아 동양의 하느님이신 상제님(上帝)께 천제를 올렸다고 한다.

고대 로마에서도 동지에 태양신인 미트라(Mithra)에게 천제를 올렸다고 한다. 로마 달력으로 보면 12월 25일이 서양의 동지에 해당하는 날이다. 고대 로마인들도 해가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에 태양신이 다시 부활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미트라신은 어둠을 몰아내는 광명의 신이다. 미트라신을 숭배했던 조로아스터교는 동서양의 구세주 사상이 모두 녹아 있는 메시아 사상의 출발점이다. 초기 크리스트교는 로마 전 지역의 복음화를 위해 고대 종교와의 접목을 꾀하였다. 그 과정에서 예수를 메시아로 받아들이기에 이르렀고 그 방편 중 하나로 미트라신의 생일인 12월 25일을 예수의 탄생일로 결정한 것이다.

대표적인 겨울 명절로 동양과 서양이 똑같이 동지를 꼽은 것이다. 지금은 음력설을 쇠기도 하고 양력설을 쇠기도 하지만 실질적인 새해의 시작이 되는 설날이 동지인 것이다.

한때 마야 달력이 끝나는 올해 12월 21일을 종말일로 잘못 해석했다. 하지만 마야 달력의 진정한 의미는 거대한 우주의 한 주기가 끝나고 새로운 우주 달력의 첫 페이지로 접어드는 '우주 동지 기념일'을 의미한다. 종말이 아니고 새로운 출발로서 개벽이자, 인류 세계사적으로 새로운 정신문화 세계의 첫 시작임을 상징한다. 인류는 2012년 12월 21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우주 사이클로 들어선 것이다.

동지는 언제나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점이다. 동시에 근본으로 다시 돌아가는 첫날이다. 증산도에서는 이를 '원시반본'의 정신이라 한다. 인류의 역사는 결국 처음 시작이 되었던 '뿌리 자리, 근본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는 뜻이다.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모든 문제를 다시 바로잡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동안의 잘못을 바로잡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다.

현재 동북아는 '역사 대전쟁'이라는 역사 냉전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역사를 둘러싼 왜곡과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역사 전쟁의 연장선상에서 각국의 영토를 둘러싼 침탈 공방전이 격화되고 있다.

일본 제국주의 침략으로 시작된 것이 이제는 중국과 미국의 동북아 주도권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 중국은 아편 전쟁 이후 150년 굴욕의 역사 청산, 그리고 하나 된 중국 유지를 위해 '동북공정'을 추진했다. 과거사, 영토 그리고 민족적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영토 전쟁을 하는 중이다.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왜곡하는 행태도 이런 일환에서 나온 것이다. 일본 역시 심각하게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의도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우리는 역사를 잃어버린 민족이다. 한민족 고유의 문화와 정신이 말살된 '한민족 역사의 겨울'에 살고 있다. 다행히 새로운 광명의 씨앗이 일어나고 있다. 한민족 뿌리 역사와 지구촌 인류 창세 시대의 원형문화를 밝힌 '환단고기'가 대중들에게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환단고기'는 우주 광명 문화의 원전이며 동시에 인류 창세 역사와 한민족 시원 문화를 담은 뿌리 역사의 원전이다. 잃어버린 우리 뿌리 역사가 동지에 일양(一陽)이 시생하듯 우리 한민족에게 돌아온 것이다. 인류 과거 역사가 바로잡힐 때 비로소 인류의 위대한 미래가 건설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환단고기'에 대한 재인식은 한민족뿐만 아니라 전 인류에게 기적이자 축복인 것이다.

새 역사의 여명이 밝아온다. 역사의 대운이 바뀌고 세계사의 중심축이 바뀌는 새로운 역사의 동지를 맞이하고 있다. 한민족에게는 9000년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의 시작인 것이다. 모든 것을 바로잡는 것은 역사의 일양(一陽)인 환단(桓檀) 역사를 복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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