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 요인

박근혜 당선인의 18대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은 숨어있는 2030세대의 보수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진보와 보수 대결, 젊은세대와 기성세대의 대결이라는 복합 구도로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문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투표층으로 분류됐던 2030세대의 표심이 박 후보 쪽으로 예상보다 많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대선일인 지난 19일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65.8%, 30대의 66.5%가 문 후보를 지지한 가운데 박 후보의 지지율도 각각 33.7%와 33.1%에 달했다.

이는 2030세대 10명 중 3명 이상이 박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당초 문 후보가 2030 세대로 부터 전폭적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뒤집히면서, 이들 `신보수층`의 투표참여가 박 후보의 대선 승리를 견인 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현상은 대전일보를 비롯한 한국지방신문협회가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두 차례의 여론조사에서도 2030세대에서 보수 표심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에 대한 20대의 지지율은 29.8%, 30대의 지지율은 29.4%를 기록했다.

2차TV토론 이후 다음날인 11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20대의 경우 박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30.0%, 30대는 29.5%로 나타났다.

결국 두 차례의 여론조사와 방송3사 출구조사를 토대로 분석해보면 2030세대에서도 보수성향의 표심이 30% 정도는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문 후보가 이런 2030세대에 숨어있는 보수성향의 표심을 읽지 못했기 때문에 야권후보에게 유리한 높은 투표율(75.8%)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 `고배`를 마실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2030세대 중 탈이념 성향이 강한 유권자들이 박 당선인이 갖고 있는 안정적 이미지, 여성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 공약의 실현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박 당선인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2030은 진보, 5060은 보수`라는 정치적 공식이 이번 선거에서는 적용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0대 일부가 보수화 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20대는 탈 이념 성향이 강하다"며 "이들의 경우 박 당선자가 갖고 있는 안정감과 정책공약의 실현 가능성, 그리고 여성 대통령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참정권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성희제 기자 topshj@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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