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교장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말이 있다. 강남의 맛있는 귤이 강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말로 사람도 환경에 따라 기질이 변한다는 것을 일컫는다. 올바른 교육을 하려면 최적의 교육환경을 갖추어야 한다. 최적의 교육환경은 물리적 환경의 편리성과 복지만이 아니라 인지와 인성의 성장을 위한 최적의 환경과 시스템이어야 한다.

본교는 작년부터 동아리 활동, 진로활동, 자율 활동, 봉사활동의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본교에서 이런 동아리활동을 집중 육성해 온 이유는 첫째,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살아갈 사회는 창의성이 생명처럼 여겨지는 사회이다.

그런 창의성은 책 속에서만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이론과 함께 직접 탐구하고 생각하고 토론하는 다양한 활동 가운데 신장되는 지적 영역이다. 따라서 공통적인 관심 영역을 가진 학생끼리 모여 탐구하고 토론 하는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둘째, 인성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무엇보다 더 요구되는 능력이다. 이제는 인성이 능력인 시대가 됐다. 인성은 단순히 착하다는 것을 떠나 자기 삶의 주체성을 가지고 타인과 소통하고 어울리며 나누고 배려하며 사회적 책무감을 실천해 가는 능력이다. 여기에는 리더십과 프로젝트 수행 능력도 포함된다. 이런 인성은 다양하고 능동적인 활동을 통해 형성되고 다듬어 진다.

셋째, 21세기의 문화는 감성이 중심이 된다. 흔히 청소년기를 표현하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감성이 풍부하게 요동친다는 말과 같다. 청소년기의 풍성한 감성은 잘 다스려지고 발전되면 풍부한 인생과 창조적 삶의 원동력이 되지만 지나치게 차단되고 잘못 발전되면 위험해 진다. 동아리 활동은 청소년기의 감성을 바람직하게 발전시킬 있는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넷째, 소통은 인간다운 삶의 기초이며 열매이다. 소통이 막히면 병이 들고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청소년기는 소통을 갈망하는 시대이다. 또래 관계가 강하게 형성되고 또래문화를 통해 자신을 발전시키고 정체성을 키워간다.

다섯째, 동아리활동을 통해 자기 진로와 삶을 더욱 정교하게 탐구하고 설계하게 된다. 동아리들은 자신의 관심 영역에 따라 만들어지므로 자연스런 진로개척활동이다. 대부분의 동아리들은 진로와 연결된다.

여섯째, 선후배간의 따뜻한 만남과 우애를 나눌 수 있는 중요한 자리이다. 요즈음 아이들은 감성적인 관계로 형성된 형제자매가 없다. 그러나 동아리 활동은 바로 그런 형제자매 관계를 끈끈하게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만남의 자리이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창의력과 인성을 키우는데 장애가 되는 요소는 과감하게 제거하고 창의력과 인성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교육 환경과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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