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한산중

 학부모와 함께하는 캠프
학부모와 함께하는 캠프
충남 서해안의 최남단이자 월남 이상재 선생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서천군 한산면에 위치한 작은 학교가 있다. 규모는 작다지만 학력신장과 인성 함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교육을 펴고 있는 곳이 바로 한산중학교다. 학교는 지금 '2+1 융합형 한산프로젝트'라는 새로운 사업을 기획, 미래와 세계로 나아가는 인재양성 교육에 '올인'하고 있다.

◇'행복한 배움터' 조성에 심혈

한산중은 그동안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영어교육 최우수학교, 학교평가 최우수학교 표창을 받은 바 있다. 또 방과후학교, 과학실험교육, 학교자율역량강화, 100대 교육과정, 교육재정 확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교육감 표창을 받는 등 교육적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여기다 학교는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외부지원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충남에서 5개교만 선정하는 행복공감학교 공모 사업에 선정돼 올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씩 총 6억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학교는 이 예산을 '2+1 융합형 한산프로젝트' 사업에 투입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학력신장과 인성함양이라는 두 가지 교육목표에다 지역사회라는 교육의 한 축을 더해 달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사업의 첫 해인 올해 사업의 주제이기도 하다.

이 공모 선정의 배경에는 한상중만의 독특한 교육프로그램 활동이 한 몫 했다. 앞서 한상중은 지난 2009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사교육절감형 창의경영학교 사업을 벌여 학생 1인당 월간 사교육비를 40%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행복공감학교' 들여다보니

△학력 신장=학교는 매년 학기 초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이틀간 16시간에 걸쳐 학습동기 유발 및 학습 방법을 컨설팅 하기 위한 '내 인생의 내비게이션 캠프', '진로 비전 캠프' 등을 실시한다. 기초학습 부진아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기초학습 디딤반, 반딧불학교 등을 운영해 집중 지도하고 있다.

3학년 고입대비반에서는 수준별 학습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맞춤형 학습을 통한 학력 신장에 초점을 맞추고 지도한다. 이와 함께 독서논술, NIE, 영어회화, 영어 어휘력, 영어 소설, 과학실험, 사회탐구, 한자, IT 등 다양한 방과후학교 교과관련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야간 자율 공부방도 확대 편성해 전교생의 30% 이상이 오후 9시까지 자율학습을 실시하면서 교사 및 동료학생 간의 멘토링 학습을 벌인다.

△인성교육=매주 금요일 7-9교시에는 인성교육을 위한 특별 강연을 한다. 이 시간에는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진로교육, 학교폭력 예방교육, 성교육, 보건교육, 녹색성장교육 등을 실시한다. 또 전문상담교사를 활용한 위클래스(Wee Class)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의 안전망을 구축하고, 사각지대 없는 세심한 배려를 기울인다.

학교 실습지 600평을 활용한 친환경 농사체험학습은 학생들에게 노동과 땀의 의미를 가르친다. 감자와 고구마 등 수확 농산물은 학생들 간식과 양지사랑의집, 성일복지원, 주은사랑의집, 한산지역아동센터, 한산경로당, 한산노인대학, 성도원 등 많은 지역사회 복지시설에 기증한다.

매년 8월 말이 되면 학교 운동장은 펼쳐진 텐트로 장관을 이룬다.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이틀간 온가족이 함께 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설치하고 1박 2일간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 때문.

△창의적 체험활동=전교생이 연 4회 역사문화 체험학습을 벌인다. 나라사랑의 정신을 배우며, 조상들의 훌륭한 문화유산과 유적지 탐방을 실시하는 것.

이와 함께 창의적 체험활동을 바른 인성함양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수련활동으로 지난해 2박 3일간 꽃동네 봉사활동을, 올해는 청정인성수련원에서 2박3일간 체험활동을 벌였다.

일자리 체험학습도 병행한다. 실질적인 진로교육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직접 생활현장에 나가서 직업세계를 이해하고 부모님의 입장을 역지사지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 일자리 체험은 주로 시장이나 상가, 사무실 등지에서 직업 체험을 통해 부모들이 가족을 위해 애쓰는 현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또 축구, 탁구, 배드민턴 등 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해 각종 클럽대항전에서 우수한 성과도 거둔다. 여기다 난타 공연과 연극, 전통 춤, 오페라 등 다양한 공연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에는 전문 강사를 초빙해 활용한다.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권도를 전교생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태권도 수업은 창의적 체험활동 및 계발활동 시간을 활용하고 있으며, 3학년의 경우 약 30%의 학생들이 승단시험에 합격하는 성과도 냈다.

스마트 동아리 활성화 교육에는 바이올린, 팝, 축구, 탁구, 배드민턴, 요가, 등산, 사진, 신문, 공예, 댄스, 발명실험 등 다양하다. 등산동아리는 지난해 성인들도 다소 벅차다는 지리산, 덕유산, 설악산, 백두산 등지를 종주했다. 학교는 동아리의 활동 범위를 매년 학교 밖으로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역사회와 외부기관 유대 협력 강화=지역 인력의 한계 극복 및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으로 한산지역청소년센터인 청꿈과 협약(MOU)을 맺고 각종 방과후학교 강좌 지원 및 공부방 개설·운영, 문화 및 복지 지원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청꿈은 학생들의 야간 귀가차량을 무료로 지원한다. 학생들은 이 센터를 통해 한산지역의 대표 문화행사인 모시축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봉사활동을 벌인다. 월남 이상재 선생의 위업을 계승하기 위한 교육 행사의 하나로 매년 한산면 종지리 생가에서 열리는 이상재 선생의 추모식에도 전교생이 참여한다.

해마다 관내 독거노인을 위한 김장 담그기, 송편 만들어 드리기도 꾸준히 진행한다. 올해는 학교 실습지에서 학생들이 손수 재배해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 어른들에게 나눠 드리기도 했다.

◇글로벌 인재를 양성, 영어교육 활성화

학교는 지난 2009년과 2010년 겨울방학 때 희망자 20여명의 학생을 뉴질랜드 클라이스트처어치시의 샐리고등학교, 링컨고등학교 등지에 약 3주간 어학연수로 파견했다. 작년에는 영어권 문화 체험프로그램으로 싱가포르를 다녀오기도 했다. 또 매년 정기적으로 영어 골든벨, 영어 연설대회, 팝송 경연대회 등을 실시한다. 영어 교과서외우기, 일기쓰기 운동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학교는 특히 'NBT방식 영어 말하기·쓰기 평가시스템 개발·운영'이라는 독특한 연구를 진행한다. 이 연구에서는 새로운 방식의 영어 수행평가 시스템을 개발해 일선학교에 보급하는 특별한 일을 수행한다. 작지만 강한 농촌 학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최태영 기자 tychoi@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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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영어 골든벨 모습.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영어 골든벨 모습.
 600여평의 텃밭에서 감자, 고구마 등을 수확해 지역 복지시설 등에 나눠주는 영농체험 사진=한산중 제공
600여평의 텃밭에서 감자, 고구마 등을 수확해 지역 복지시설 등에 나눠주는 영농체험 사진=한산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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