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 창의융합대학 신설

지난달 27일 수능 채점 결과가 발표된 이후 각 대학들이 본격적으로 신입생 유치에 나선 가운데 건양대는 2013학년부터 전국 대학 중 처음으로 3개 학부로 구성된 '창의융합대학'을 운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1년 2학기제라는 관행을 탈피, 4주를 한 학기로 연간 10학기를 운영하는 독특한 교육시스템이다. 전국 대학 중 처음으로 도입되는 만큼 학교 차원에서도 이에 대해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영길 건양대 특임부총장으로부터 창의융합대학의 특징에 대해 들어봤다.

◇창의융합대학 어떻게 신설됐나=건양대는 지난 3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링크, LINC)사업에 선정됐다. 링크 사업은 기업에서 원하는 실용 인재를 양성해 취업률을 높이고, 우수한 인재가 지역에 안착해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추진됐다. 이런 정부의 구상과 맞물려 국내 최고의 산학협력 교육 선도모델을 실현하겠다며 만든 단과대학이 창의융합대학이다.

정영길<사진> 특임부총장은 "2020년 세계적인 학부교육의 특성화 모델이 되기 위해 'Change in Education, Change of the World'라는 비전을 선포했다"며 "이를 위해 기존의 단과대학과 완전히 다른 산학연계 중심의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갖춘 창의융합대학을 신설했다"고 했다.

창의융합대학은 기존 학사제도의 틀을 깬 것이 가장 큰 특징. 1년 2학기로 운영되는 학사제도에서 벗어나 4주를 1학기로 한다. 방학을 제외하고 수업 가능 기간을 10개월로 계산할 때 사실상 연간 10학기제로 운영하는 집중교육 시스템을 도입한 셈이다.

대학은 앞서 지난 3월부터 창의융합대학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학부별로 리더십, 창의성, 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세부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정 부총장은 "국내 정상급 최고의 교수진도 이미 갖췄다"며 "창의융합대학은 대학 산학협력의 '정점'이다"라고 강조했다.

◇학사 제도 탈피 어떻게=창의융합대학에는 임베디드시스템전공과 융합소프트웨어전공으로 구성된 융합IT학부, 의약바이오학부, 글로벌 프론티어 스쿨(글로벌 비즈니스학부) 3개 학부가 개설됐다. 올해 정시모집에서 첫 2013학년 신입생을 모집하며, 입학정원은 35명이다. 정 부총장은 향후 융합디자인학부도 개설할 예정이며, 수시모집의 충원 확대 등도 구상 중이다.

교과학습은 학생 5명이 1팀으로 편성해 문제중심, 사례중심으로 매주 2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4주 1학기이기 때문에 사실상 1학기 동안 8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다소 까다로운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기주도 학습방식으로, 사실상 대학원식 토론수업과 교수들의 밀착지도가 이뤄지는 것. 학생들에게는 팀 활동에 필요한 강의실과 개인공간, 캡스톤디자인 스튜디오가 제공된다.

창의융합대는 1개의 전공이 아닌 2개의 전공 학위취득을 기본으로 운영한다. 정 부총장은 "그중 하나는 깊이 있는 전문지식을 배우는 학부전공이고, 다른 하나는 자유전공(Liberal Arts)으로 각 분야 전문가 및 명사들을 교수진으로 구성해 다양하고 폭넓은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소속 학생에게는 자긍심을 키워주기 위해 명예규칙을 정하고 모든 시험을 무감독으로 치르는 것도 독특하다.

◇교육과정은 '혁신', 장학금은 '풍성'=이 단과대는 기업과 함께 운영된다. 이에 따라 학생 전원이 등록금의 50%를 기업이 지원하는 장학금으로 받는다. 입학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4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건양대 가족기업의 실무자들이 직접 대학에 찾아와 수업에 참여하고, 학생들을 이끌고 기업 현장을 방문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클럽활동에 참여토록 한다. 외국어를 비롯해 문화·예술 분야의 각종 체험활동을 하는 '기숙사형(Residential) 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정 부총장은 "무엇보다 학생 전원이 졸업 후 중견 이상 기업에 취업하도록 보장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화"라고 설명했다.

◇3개 학부에서 어떤 교육과정 이뤄지나=먼저 첨단산업 인재를 양성하는 융합IT학부는 산업체 전문가와 1대 1 맞춤형 설계지도를 실시한다. 대학은 국책연구소와 공동프로젝트 수행, 커뮤니티를 통한 해외 프로젝트 참여,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경진대회 참가 등을 지원해 취업과 연계시킬 예정이다. 학생들은 최첨단 멀티미디어 교육기자재와 시설이 구축된 실무형 설계실습실, 산업현장 등에서 동일하게 이뤄지는 설계 학습을 위한 캡스톤디자인 스튜디오 등에서 수업을 받는다. 졸업 후에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 시스템 소프트웨어, 스마트폰 앱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취업이 가능하다.

의약바이오학부는 지역전략산업과 연계된 특성화된 전문분야를 집중 교육한다. 충청권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신약개발, 비임상, 천연물, 진단칩 분야를 특화 육성시켜 지역전략 산업 분야를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게 된다.

학생들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희망하는 지도교수의 연구실에서 집중적인 연구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졸업 후에는 신약개발, 천연물 진단칩 등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이 가능하다.

글로벌 프론티어 스쿨(학부)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이나 글로벌기업에 취업할 국제 비즈니스 전문인재를 양성한다. 학생들은 재학 중 의무적으로 외국인유학생과 팀 활동을 통해 외국어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여기다 중국, 일본의 자매대학에 파견하는 3+1, 2+2 글로벌 커리어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언어, 사회문화, 현지상거래 관습과 기업문화를 익히게 된다.

대학 측은 이 학부에서 해외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과 협력을 맺어 맞춤형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와 연계해 국내 중견 및 강소기업과 기업맞춤형인재양성시스템을 운영한다.

최태영 기자 tychoi@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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