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판이 갈수록 살풍경해지고 있다. 주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 진영이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십중팔구 둘 중 한 명이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된다는 건 불문가지다. 서로를 겨냥해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승리의 고지를 밟을 것이라는 기대치가 높으며, 전투의욕도 충만한 상태에 있을 것이다. 공식 선거운동일부터 두 후보 진영에서 전방위적으로 포문을 여는 것도 그래서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엔 자기 진영 후보 당선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이 동원된다. 사실, 그렇게 하라고 투표일 전날부터 역산해 22일이라는 시일을 법적으로 보장해준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이 기간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은 다음, 진인사 대천명의 심정으로 결과를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기간은 선거운동의 꽃이요 대미라 할 수 있다. 각 진영 차원에서 전략 싸움, 홍보전, 정책공약 보따리, 비난 공세 등 비장의 무기들이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까닭이다.

박·문 후보 진영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초반전에 두 진영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대선 같은 큰 선거에서 한번 끌려가거나 지고 들어가는 건 좋지 않다는 전략적 판단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두 후보 진영 모두 범할 수 있는 패착을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름 아닌 과도한 비방과 네거티브전으로 일관하는 과거 행태다. 부동층 표심을 움직이는 충격 효과가 기대되는 수가 있지만 매사 그런 건 아니다.

무엇보다 건강한 유권자들에겐 네거티브는 급수가 낮은 선거전술의 일환으로 비칠 뿐이다.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윤색해 의혹을 퍼트려도 팩트와 가공의 추정을 구별 못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들에게 훨씬 중요한 건 후보 개인의 공직 적합도, 자질, 미래비전, 리더십 등 덕목이지 헐뜯고 비난하는 일 따위는 달가워하지 않는다. 자기들 진영내에서 증폭되고 유통되는 수준을 넘기 힘들어진다.

선거운동을 하다 보면 과열되는 수가 있고, 또 웬만한 건 용인되는 게 상례다. 그러나 대통령직이라는 정치권력을 위임하는 주체는 유권자인 국민의 몫이다. 요는 그들이 절실하게 바라는 것을 먼저 꿰뚫어보는 게 유리하다는 얘기다. 처음 한 말과 행동이 자꾸 어긋나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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