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CEO를 만나다 - 최국락 보명테크 대표

하루 서너시간만 눈을 붙이며 현장을 지킨 것이 15년. 하고 싶은 일은 뒤로 미루더라도 먼저 무엇인가 이뤄놓겠다는 생각에 정신없이 달려왔다.

최국락(55·사진) 보명테크 대표는 결혼과 동시에 제조업에 뛰어들었던 20대부터의 30대까지의 삶을 이렇게 추억했다. 시부모로부터 파산위기의 공장을 물려받아 10여년 간 밤낮 없이 일에만 몰두하고 나니 좀 더 쉬운 일을 해보자는 생각도 들었다. 당시 대기업에 납품할 정도로 탄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밑에서부터 고생하며 얻은 것이 아니어서 였는지 경영유지에 대한 미련도 크지 않았다.

최 대표는 "결국 공장을 접고 새로운 분야를 찾아 나섰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더 힘들고 거친 곳이었다"며 "3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2001년 수배전반 전문업체 보명테크를 설립했지만 이전과 달리 영업이 대부분을 차지해 어려움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다행히 오랜 기간 제조업에 몸 담으며 배운 인내와 성실함은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용기를 줬다.

한번 마음 먹은 일은 수 십년이 걸려도 꼭 이룬다는 최 대표 특유의 신념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일대일로 사람들을 만나가며 영업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는데 특히 관공서 쪽은 후발주자가 공사를 수주하는 것이 바늘구멍 통과하기나 마찬가지였다"며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보명테크의 존재와 실력을 관공서뿐 아니라 건설업계 전반에 인식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쉴틈없이 일에 매달려 있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최소한의 엄마 역할을 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항상 일터와 주거공간을 가까이에 두고 아이들이 비뚤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감독하는 등 엄마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이제 그는 장성한 아들들이 본받을 수 있는 삶의 방식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봉사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충남 계룡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봉사단체를 직접 만들어 활동 중인 그는 여건이 된다면 장학재단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키우고 있다.

그는 앞으로 보명테크를 충남에서 제일가는 수배전반업체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더 나아가 국내 제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도 항상 마음에 품고 있다.

최근 내수 침체와 함께 인건비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최 대표는 "중소기업으로서 힘든 것도 많지만 어려움이란 것이 사업을 할 때는 늘 가슴에 껴안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니겠냐"며 "기업의 내실을 기하는데 주력하면서 금전적인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새로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CEO로서 따끔한 한마디도잊지 않았다.

최 대표는 "여성기업인들은 실력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면서 정정당당하게 남성기업인과의 거리를 좁혀나가야 한다"며 "남성 여성 편가르기를 통해 약자인 여성이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보다 남성기업인과 동등한 경쟁력으로 여성CEO의 위상을 세워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예지 기자 yj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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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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