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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명품 세종시를 바라며

2012-11-19기사 편집 2012-11-18 20: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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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중 충남대 영어교육과 교수

대선후보의 공약에는 항상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항목이 있다. 비수도권 지역의 활성화에 대한 것이다. 특히 교육정책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도 그랬고, 올해 대선후보들도 마찬가지다. 학벌사회를 타파하고 지방교육재정을 확대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공약들은 세세한 항목에서 차이를 보일지라도 모두 지역을 살려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비수도권 지역의 경제, 문화, 교육적 기반을 수도권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고양시킬 수 있다는 건강한 사고의 표현이다.

행정중심도시로 건설된 세종특별자치시는 바로 이와 같은 국가적 불균형에 대한 공통된 의식의 결과다. 세종시 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이 사업이 "국가균형발전 및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그 목적을 밝히고 있다. 비록 진행과정에 굴곡이 있었지만, 이 정도 규모의 국가적 사업에 그만한 우여곡절이 없겠는가.

무엇보다도 세종시는 지리적 요건이 잘 갖춰져 있다. 가까이에 정부청사가 있는 대전광역시가 있어 전국과의 연결이 용이하고 서울과도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대덕연구단지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KAIST를 비롯해 거점국립대학인 충남대학교가 모두 근교에 위치하고 있어서 지식과 정보의 인프라가 이미 잘 구축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국가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작한 이 사업이 원래의 취지와는 다른 식으로 왜곡될 가능성을 비추고 있어 걱정이다. 교육이나 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의 경우 수도권에 있는 기관의 분원이 세워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간혹 들리기 때문이다. 이는 현실과 국가적 과제와는 동떨어진 매우 근시안적인 생각이다.

국가균형발전이란 각 지역이 수도권과 비슷한 제반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각 지역을 특성화시키고 현재의 사회적 토대를 개선하거나 더욱 강화하여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에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학이 있고, 지역을 살리려면 해당 거점국립대학이, 예컨대 서울대와 버금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지역을 발전시킨다는 명분으로 소위 수도권의 명문대학을 유치한다면 국가의 다양성을 해치고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세종시에 수도권 소재의 대형병원을 유치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소위 '빅5'로 불리는 대형병원을 유치하는 것이 얼핏 큰 성과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명제에도 맞지 않고, 지역민들에 대한 의료서비스 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현재 수도권 소재 대형병원이 지방에 설립한 분원들 중에서 성공한 사례가 어디 있는가.

빅5의 대형병원이 세종시에 들어설 경우 이 분원은 자체회계를 운영해야 할 것이 분명하다. 즉, 초기 투자비용을 제외하고는 모든 운영이 분원의 수입에 의지해야 하고 본원은 분명 초기 투자비용을 거둬들이려고 할 것이다. 여기에 병원의 순수 수입금을 감안하면 이 병원의 의료수가는 매우 높게 책정될 것이며, 지역민들은 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빅5의 대형병원이 세종시에 올 경우 이것은 단지 해당 병원의 이름만이 오는 것이지 본원의 의료진과 시설이 오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들은 세종시에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진을 채용할 것이고, 이는 빅5 병원에 기대하는 세종시 주민의 생각과는 거리가 먼 형태의 종합병원일 것이다.

세종시는 가까운 곳에 충남대학교병원이라는 종합병원이 있다. 전국병원순위 8위인 충남대병원이 세종시에 제2 병원을 건립하게 되면 이는 새로운 곳으로의 진출이 아니라 같은 지역에 대한 봉사의 범위를 넓히는 의미를 갖는다. 우선 충남대병원의 의료진은 대부분 둔산이나 유성 지역에 거주하는 관계로, 거주지로부터 제2 병원의 거리가 본원보다 더 가까울 수도 있다. 즉, 세종시의 주민들은 국내 최고 수준의 본원 의료진으로부터 직접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세종시 충남대 제2 병원은 본원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의료수가를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세종시는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적인 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종시가 위치한 지역이 갖고 있는 기존 인프라의 효용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충남대학교가 서울대에 견줄, 그리고 세계 속으로 뻗어갈 수 있는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충남대병원이 빅8이 아니라, 빅5, 빅3가 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국가균형발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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