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세계적 경제불황으로 인해 부도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대기업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통해 부도위기를 벗어날 기회를 제공받는다. 그러나 중소기업에는 그러한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는게 현실이다.

동물의 세계를 보면 작은 동물들이 많고 왕성하게 활동할 때 큰 동물들도 함께 강해진다. 그러나 작은 동물이 쇠약해지면 큰 동물도 결국에는 사라지고 만다. 경제생태계도 동물의 세계와 같다. 중소기업이 줄어들고 약해지면 대기업도 경쟁력을 잃어 망하게 된다.

경제는 국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혼자서는 할 수도 발전하지도 못한다. 21C는 경제가 국가의 원동력이다. 미래에 동북아시대를 선도해 나갈 대한민국 경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경영을 통해 함께 만들어 나갈 때 발전하고 지속성장 할 수 있다.

현재 한국 경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불균형으로 인한 양극화로 인해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한국 경제가 살아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균형 성장이 필수적이다. 대한민국은 기업들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국민들의 88%가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요즘 장수시대를 맞이하면서 99 88이 유행이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팔팔하기 위해서는 99%의 중소기업이 강해져야 한다. 중소기업이 강할 때 일자리도 창출되고 소득도 증대된다. 이것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어 세계 1위의 자살률과 세계 꼴찌의 출산율을 해결하는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다.

이명박 정부의 7%성장, 4만불 국민소득, 세계 7위 경제대국에 대한 국민과의 약속은 중소기업을 무시한 대기업 위주의 비즈니스 프렌드리 경제정책으로 인해 실패했다.

하버드대학교의 마르코 이안시티 교수는 상생 없는 경쟁만으로는 지속성장이 어렵다고 한다. 도요타는 중소부품업체들과의 상생경영을 통해 세계1위의 자동차 회사로 성장했다. 그리고 애플도 상생의 플랫폼 리더십을 기반으로 MP3, 휴대폰, 음원, 오디오시스템, 콘텐츠개발 중소하청업체들을 연결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면서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1990년대만 해도 누가 삼성전자가 소니를 추월할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그러나 소니는 '내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디지털화와 상생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성장의 한계를 맞이했고 쇠퇴했다.

기업은 핵심기술을 외부에 의존하는 의존기(dependent)와 핵심기술의 내부화에 성공하는 독립기(independent), 외부와의 상생경영에 성공하는 상호의존기(inter-dependent)를 거쳐 성장한다. 의존기에는 나에게 핵심기술을 제공하는 '당신(You)'이 중심이 된다. 독립기에는 '나(I)'가 주인공이다. 그러나 여러제품이 결합해 시스템을 만들어 승부해야 하는 상호의존기에는 '우리(We)'가 주인공이고 중심이 되어야 한다.

현재의 공정거래를 통한 갑을관계에 대한 시정 및 개선은 대·중소기업 상생경영이 아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거래를 해결하는 좁은 사고의 틀로는 지속성장을 위한 대·중소기업 상생경영을 이룰 수가 없다. 국민이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대한민국 경제는 대·중소기업간의 상생경영에 대한 철학의 변화가 동반될 때만이 가능하다. 첫째, 대·중소기업 모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생경영이 되어야 한다. 둘째, 선진국형 중소기업의 요건인 '기술력과 콘텐츠'를 육성하는데 상생경영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세계 시장에서 대기업의 경쟁력은 중소기업이 제공하는 기술이나 콘텐츠의 수월성에 의해 결정된다. 셋째, 단순히 구매 조달차원이 아닌 연구개발(R&D) 단계에서부터 상생경영이 시작되어야 한다. 이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의 경쟁력을 챙기는 상생경영패러다임 기업시대이며, 또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가경제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미국 벤틀리대학교의 시소디아 교수는 고객에게 좋은 품질의 물건을 제공하며 사원과 협력사에 최고의 대우를 하는 Google, BMW, 혼다, 스타벅스 등이 글로벌 상생경영을 통해 탁월한 경영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생기업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상생경영을 위해서는 양념(Spice)부터 챙기라고 한다. S는 Society(사회), P는 Partner(협력사), I는 Investor(주주), C는 Customer(고객), E는 Employee(종업원)를 뜻한다. 대한민국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도 세계적인 상생경영 기업이 되어야 한다.

최근 대선정국과 맞물려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경제민주화 논쟁을 뛰어넘어 G5의 풍요로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통일을 이루어나가기 위해서는 경제력이 강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중소기업간의 상생경영이 시작이고 완성이다. 김영태 <한남대 회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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