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최종편집일 : 2017-12-11 23:55

[데스크 광장] 수능과 대선

2012-11-09기사 편집 2012-11-08 21:48:22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내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우 명 균 서울 정치부장 woomk21@daejonilbo.com

대학 수능시험이 어제 끝났다. 앞으로 남은 수시 모집과 정시 모집을 통해 시험을 더 보는 수험생들이 있기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시험을 치렀다. 시험 성적에 따라 수험생들은 희비가 엇갈리겠다. 시험을 잘 치른 학생들에겐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그렇지 않은 수험생들에겐 위로의 말을 건넨다. 수능이 중요한 관문이긴 하지만 인생을 지배하진 않는다. 살다 보면 그야말로 원 오브 뎀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시험은 정시 모집이 적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렇다면 수시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특히 수시에 몇 천 가지의 전형이 있다니 시험을 못 본 친구들은 면밀한 정보를 통해 응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얼마 전 이런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성적이 낮은 친구가 높은 친구보다 더 좋은 대학에 간 경우다. 실력이 나은 한 친구는 수능에만 올인해 정시만을 고집했다. 그러나 다른 친구는 모 대학의 수시 전형을 노려 맞춤 공부를 한 끝에 수시에 턱하니 합격했다. 객관적인 실력에서 나은 수험생은 억울했지만 어쩔 것인가. 정보와 전략에서 앞서 시험에 합격하는 것도 능력이다.

평범하지 않은 사례는 또 있다. 수험생들 사이에 수능에서 포텐이 터졌다는 얘기가 있다. 자신의 실력보다 점수가 잘 나왔다는 것을 뜻한다. 좋아하는 분야에서 출제됐거나 결정적인 문제에 운이 따르거나 막말로 찍기에 성공하거나 모두 이에 해당한다. 수험생들 사이엔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다. 물론 이런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 매우 드문 일이다.

또 하나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이른바 반칙을 통해 시험 성적이 잘 나오는 경우다. 전자 기기를 이용하거나 커닝을 해서 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수능에서 소수이긴 하지만 적발 사례가 이를 반증한다. 이 같은 방법은 페어 플레이가 아니다. 설사 적발이 되지 않더라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는 일이다. 반칙에 대한 부메랑은 평생 부끄러움으로 남는다.

시험 성적은 뿌린 만큼 거둔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행운이 따르고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올 수 있지만 확률적으로는 매우 적다. 3년 혹은 그 이상의 노력과 고생을 통해 성적이 나오는 게 공부다. 남이 놀고 즐기는 시간에 고독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학생들이 후에 승자가 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것이 공부의 정석이자 왕도다. 네거티브의 방식이나 편법, 얄팍한 꼼수로는 공부에선 통하지 않는 법이다.

시선을 대선판으로 돌려 보자.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후보 간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각 후보들이 상대 후보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연일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얼마 전 선진통일당이나 호남 인사 영입 등 외연 확대에 주력했다. 최근엔 민생과 정책 행보를 이어 가면서 정치 쇄신안 카드를 뽑아 들고 돌파구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대선 정국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번 대선판의 최대 변수인 만큼 최종 낙점자에 관심이 모아진다. 새누리당 박 후보와 양자 간 대결 가능성이 점쳐진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양자 간 대결 구도에서 팽팽한 접전 양상이 보여 주듯 이번 대선판은 지난 대선과 달리 매우 치열하고 흥미롭게 전개될 것임을 예견케 한다.

그러나 이런 대결 구도의 이면엔 구시대적 행태인 네거티브 전략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것은 볼썽사납다. 하나의 쟁점이 나오면 이 당은 저 당을 공격하기 일쑤고, 다시 역공을 가하는 모양새가 꾸준히 반복된다. 각 캠프의 논평을 보면 여지없이 확인된다. 이전투구는 물론이고 도대체 선거전인지 싸움판인지 분간하기 쉽지 않다. 심지어 대선 후보들을 겨냥해 비방하고, 막말 논평을 하는 것은 여간 거북스러운 게 아니다. 정치판에 신물이 난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민들은 변화를 바라고 있다. 먹고 살기 힘드니 잘 먹고 잘 살게 해 달라는 것이고, 정치권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해 제도와 정책에 올바르게 반영하라는 것이다. 정작 정치권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걸돌기만 했던 게 지난 18대 국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었다. 이번 대선판에서 경제 민주화와 정치 쇄신이 화두로 부각된 것도 이런 배경이다.

꼼수나 편법, 네거티브 방식은 순간적인 시선을 끌기 위한 전략의 일환일 수 있지만 대선판 전체를 압도하지 못한다. 구시대의 대선사에선 간혹 있기는 했지만 그러기에는 민도가 높다.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도덕성과 함께 국정 수행을 위한 능력과 비전, 시대 정신을 보고 싶어 한다. 이는 상식이자, 시대적인 요구다. 대선이 점차 다가오면서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삿대질을 지양하고 포지티브하게 형설지공(螢雪之功)을 쌓을 일이다. 그것이 대권을 거머쥐는 첩경이자 왕도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