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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보스와 리더의 차이

2012-11-01기사 편집 2012-10-31 21:10:18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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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중부대 교수·한국수퍼바이저코치

가을 오후, 한적한 교정을 걷고 있는데 전화 한 통이 왔다. 작년 이맘때쯤, 몸담고 있는 조직의 최고경영자 때문에 마음고생이 무척 심하다며 땅이 꺼져라 한숨 쉬던 한 중년 남성이다. 올해 들어 그동안 믿고 따랐던 상사의 시커먼 속내를 모두 볼 수 있는 사건이 있었고, 최근에 큰 곤경에 빠진 그 상사를 어떻게든 돕고 싶다는 얘기였다. 그와 코칭(coaching) 약속을 한 후, 연구실로 돌아오는 길에 리더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면 의당 이끄는 자가 있고, 따르는 자가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끄는 사람과 따르는 자들의 특성에 따라 집단이나 조직의 특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것이 발전하여 조직문화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조직이든 리더(Leader)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데 문제는 대개 조직의 리더들이 자신의 행동이 보스(Boss)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보스는 대개 권력에 철저하게 의존하여 자신의 지위를 굳건하게 유지한다. 돈이나 힘, 그리고 다른 무엇으로 자신의 권력을 키우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긴 세월 동안 권력을 유지하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선의(善意)에 의존하는 진정한 리더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나 낮은 곳에서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 참 리더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장기집권이 아니라 자신의 선한 영향력이 오래가는 것이다.

또한 보스는 2인자가 언제 자신의 자리를 넘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래서 온갖 장치와 수단을 통해 부하들끼리 서로 견제하도록 함으로써 힘의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니 보스 밑에는 오로지 그에게 충성하고 순응하는 예스맨들이나 순둥이들만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참 리더는 기꺼이 후계자를 키운다. 자신이 어떤 지위에 오르자마자 후계자를 선발하고 키워서 그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지원한다. 파트너들의 얘기를 잘 듣고 그들에게 좋은 질문을 함으로써 구성원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격려한다. 그러니 그 리더의 주변에는 항상 지혜로운 사람이 많이 모이게 된다.

마지막으로 보스는 자신의 권위와 권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약점을 잘 숨긴다. 자신의 약점을 잘 드러내지 않기 위해 소수의 측근만을 만난다. 어쩌다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면 자신의 책임은 외면한 채 발설한 자를 색출하라고 지시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을 제거한다. 그러나 진실한 리더는 자신의 약점과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고치려고 무던히 애쓴다. 어쩌다가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그것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잘못을 고치기 위해 주변 사람의 얘기에 귀를 잘 기울인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리더는 구성원들의 특징과 처한 상황 및 조직의 문화, 그리고 시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리더십이든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리더와 팔로워(follower)들 간의 믿음이 없으면 그 관계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그와 곧 다시 만나 코칭을 하기로 했다. 그가 좀 더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나와 만나길 바란다. 내 앞에 떨어진 빨간 단풍잎처럼 열정적인 그가 화통한 미소를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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