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선진 합당' 염홍철-박성효-권선택 관계 주목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을 선언하면서 염홍철 대전시장과 박성효 의원, 권선택 전 의원의 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들 3인방은 오는 2014년 치러질 예정인 대전시장 선거의 잠재적 경쟁자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박 의원은 새누리당 소속이고, 선진당 당적을 갖고 있는 염 시장은 새누리당행을 기정사실화했다. 또 권 전 의원은 입장 발표를 미루고 있지만, 본인이 양당 합당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누리당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들 3명의 대전시장 유력 후보들이 새누리당이라는 한 지붕 아래 세 가족 형태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많다는 게 지역정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현재 민주통합당 내 대전시장 출마 예상자로 꼽히는 인사가 박병석 국회부의장 1명뿐이고 박 부의장이 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경우 차기 시장 선거가 `한 지붕 3파전`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염 시장과 박 의원, 권 전 의원 등 3명은 지난 두 차례의 지방선거를 거치며 `질긴 악연`을 이어왔다. 염 시장과 박 의원은 지난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의 맞수였다. 이 둘은 지방선거에서 각각 1승 1패의 호각세를 이루고 있고, 염 시장과 권 전 의원은 지난 두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같은 당내 공천 경쟁자였다. 권 전 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의 염 시장 공천에 반발해 탈당을 감행했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염 시장 공천을 인정하고 선거 지원에 나서며 둘 사이 모종의 약속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은 바 있다.

대전시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정적`들이 `동상이몽`을 하면서 차기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각각의 `셈법`은 복잡해져 가는 모습이다. 우선 염 시장은 새누리당 간판으로 차기 대전시장 출마를 고려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합당 선언식에 참석하는 등 능동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단적인 예다. 박 의원과 권 전 의원의 행보에는 염 시장의 움직임에 따른 불편함이 묻어난다. 양당 합당 물밑협상의 주역이었던 권 전 의원이 합당 선언 당시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장고`에 들어간 것은 이를 반증한다. 다만 권 전 의원의 경우 같은 지역구인 강창희 국회의장이나 새누리당의 거취에 대한 명확한 `언질`만 있다면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주목된다. 박 의원은 염 시장과 권 전 의원의 새누리당 합류에 대해 꺼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박 의원이 지난 2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합당 전 염 시장과 통화를 했냐는 질문에 대해 "통화할 이유가 있냐"고 반문한 점은 박 의원의 불편한 심기를 읽을 수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한 지붕 아래 모이게 된 염 시장, 박 의원, 권 전 의원의 정치적 역학관계가 복잡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희제 기자 topshj@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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