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에 미래 있다] 7. 한울타리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재활훈련을 돕고 있는 한울타리의 직원들이 후원자들에게 보낼 빵과 쿠키를 제작하고 있다.    장길문 기자 zzangkm@daejonilbo.com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재활훈련을 돕고 있는 한울타리의 직원들이 후원자들에게 보낼 빵과 쿠키를 제작하고 있다. 장길문 기자 zzangkm@daejonilbo.com
사회적기업 한울타리(대표 김상민)는 매일 구워내는 빵과 쿠키의 향긋한 내음으로 가득찬 곳이다.

일하는 즐거움을 알고 나눔을 베풀 줄 아는 장애인 근로자들이 있어 더욱 따뜻한 곳이기도 하다.

전국 유일의 정신장애인 중심기업으로 출발해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한 한울타리는 후원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에도 앞장 서고 있다.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통해 더 많은 장애인의 사회복귀를 꿈꾸는 한울타리를 살펴봤다.

◇끊임없는 훈련으로 재활을 꿈꾸다=사회적기업 한울타리는 지난 2002년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로 출발했다. "사회에서 가치가 저평가된 사람들이 가치있는 사회적 역할을 습득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증진시켜 사회통합을 실현하겠다"는 설립이념이 바탕이 됐다.

이후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를 위해 다양한 아이템으로 재활훈련을 진행했다. 천연비누, 향초, 방향제, 치약 제조 등 안해 본 것이 없었다.

2005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금으로 기기와 재료를 구입해 제과제빵 재활훈련을 시작하면서 이듬해 5월 전국에서 유일한 정신장애인 중심기업 `쿠키나라`를 창업할 수 있었다.

꼬박 1년 동안 제과제빵의 전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훈련하며 얻어낸 결실이었다.

2년 전 사회복귀시설과 동일한 한울타리로 이름을 변경하고 대전시 예비사회적기업(제2010-1호)으로 지정되면서 현재의 사회적기업 한울타리가 탄생했다.

그 사이 5명에 불과하던 장애인 근로자는 28명으로 늘었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최신식 설비를 갖추면서 제조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현재는 우리밀 쿠키와 우리밀 빵 등 30여가지 제품을 매일 생산하고 있으며 건강카페와 한울타리 쇼핑몰(www.hanfence.net) 등을 통해 판매 중이다.

◇한울타리를 움직이는 후원자의 힘=사회적기업 한울타리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까지 대전 곳곳의 후원자들의 도움이 컸다.

대전지역의 후원자 2300여명을 포함해 총 2600여명의 후원자가 사회복귀시설을 통해 매월 고정적으로 2000만원 규모의 후원금을 보내오는데 이것이 한울타리 장애인 근로자의 인건비와 재료비로 사용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쿠키를 2-3명의 장애인 근로자와 사회복지사가 두 달에 한 번씩 후원자에게 배달한다.

대전지역 전체를 일일이 돌며 배달하기 때문에 매번 2-3주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후원자와 장애인의 대면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도 없애고 새로운 후원자를 발굴하는 효과도 있다.

긍정적인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장애인들이 후원자와의 만남을 통해 나눔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스스로 장애인 고용을 늘리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김 대표는 "한울타리의 주된 목적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인 탓에 남는 수익이 거의 없지만 가끔 수익이 생겨서 직원들에게 월급을 더 줄지 물으면 그 돈으로 다른 장애인을 채용하자고 제안한다"며 "자신이 직접 벌어들인 수익으로 경제활동과 문화활동 등을 즐기고 건강까지 좋아지는 효과를 체감하면서 그것을 다른 장애인과 나누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신장애인 재활을 향한 힘찬 걸음=한울타리는 앞으로도 장애인 재활을 돕는 일자리 창출에 앞장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장애인 근로자를 발굴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신장애인 재활에 가장 중요한 것이 꾸준히 연습하고 익히는 반복훈련인 만큼 제과제빵처럼 매일 거르지않고 생산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

소비자가 생활 속에서 밀접하게 사용하고 자주 구매하는 제품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신제품 개발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판로를 개척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영도 추구할 계획이다.

항상 새로운 제품 개발을 고민한다는 김 대표는 "기업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질리지 않도록 항상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사회적기업 한울타리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통해 장애인 생산품은 무조건 품질이 낮다는 편견을 몰아내고 장애를 제대로 알면 장애인도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예지 기자 yj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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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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