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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 인간과 문화예술 어우러진 삶 만들 터"

2012-10-12기사 편집 2012-10-11 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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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웅래 ㈜선양 회장 계족산 황톳길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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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취가 제법 묻어나는 10월 초순 정오가 다 될 무렵. 월요일인데도 계족산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걷거나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다가올 13, 14일의 맨발축제를 앞두고 황토를 새로 깔고 길을 정비하는 인부들의 움직임도 분주했다. 떨어진 낙엽은 그대로 황토에 박혀 길은 마치 이름 모를 화가가 그린 판화작품을 줄지어 놓은 듯 했다. 다음엔 무엇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까. 우리에게 늘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하는 향토기업 ㈜선양 조웅래 회장과 계족산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며 산중 토크의 시간을 가졌다.



조회장이 맨 먼저 꺼낸 얘기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perate Social Responsibility)'이었다.

기업이 생존을 위한 이윤 추구 이외에 법과 윤리를 준수하고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책임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CSR인데 왜 하필 CSR을 서두에 꺼냈을까 궁금했다.

"CSR은 세계적인 대세이며,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라며 곧바로 아이패드를 들어 동영상을 하나 보여준다. 요즘 극장가에서 방영하는 선양의 광고였다.

"답답했던 마음을 자연에서 달랠 수 있도록, 맨발로 걸으며 지친 몸을 쉴 수 있도록, 계족산 14.5㎞ 황톳길을 만든 기업. 자연이 만든 숲속 공연장에서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기업. 7년 전 소주를 파는 것에 그쳤다면 시작되지 않았던 일, 맨발로 뛰는 기업 선양이 만들어 온 길. 오투린 한 병이 황토길 한 걸음을 만든다"는 성우의 내레이션과 "자연 속에서 우리 인간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져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그런 행사를 지속해서 만들어 가겠다"는 조회장의 인터뷰로 만든 1분짜리다.

광고를 보고 나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바로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주회사 광고지만 전혀 상업적이지 않고 오히려 공익광고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조회장은 말을 이어갔다. "지난 4월부터 10월말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계족산 숲속에서 '뻔뻔한 클래식'(음악회)을 열고, 황토를 수시로 깔고 보수하고, 물을 뿌리는 등 황톳길을 관리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듭니다. 회사 내에 황톳길 담당 임원까지 두고 있습니다. 그 친구 스트레스 많이 받지요(웃음). 지난해 영업이익의 15%가 계족산에 들어갔습니다. 어림잡아 6억-7억원은 족히 넘을 겁니다. 아마 이런 수준까지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은 드물 겁니다."

소주 한 병 팔면 50원 남는 소비재 생산기업으로서 연간 6억-7억원이면 적은 돈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2006년부터 해 온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계족산은 엄청난 것입니다. 한국관광공사가 4개 국어로 홍보물을 만들어 16개 해외지사에 소개했습니다. 여행전문기자들이 뽑은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 33선', 외국 대통령(세이셸공화국)도 맨발로 걷게 만든 이색 관광지, G마켓 여행부문 대상 등등 계족산의 가치는 이미 국내외로부터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런 가치를 정작 대전시는 실질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대전시의 입장에서는 도시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최상의 아이템이며, 마케팅을 하려면 마케팅 주체들이 먼저 직접 맨발로 걸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대전시가 역점을 두고 있는 마이스(MICE·컨벤션산업)나 의료관광사업에 황톳길을 연계하면 좋은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전시는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으로 계족산의 가치를 창조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 조회장의 모교인 마산고 총동창회 회원 300여명이 계족산 맨발체험을 하고 숲속 음악회를 보고는 무척 만족했다고 한다. 인근 3개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밥값만 850만원이 나왔다고 했다. 인근에 좋은 숙박시설이 있어 만일 이들이 하루를 묵고 갔다면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썼을 것이다. 이런 게 바로 지역경제 활성화가 아니냐고 했다.

"이번 주말과 휴일에 맨발축제가 열립니다. 전국에서 2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전시민들의 참여 열기도 뜨겁습니다. 다시 말해 민의 역할은 잘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자체와 기업이 각자 역할 분담만 잘 되면 맨발축제는 대전시민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자 세계적인 축제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화제를 바꿨다. 조회장은 요즘 전국을 다니며 매월 10여 차례 안팎의 초청강연을 소화 하느라 눈코뜰새 없다. 계족산 황톳길이 유명해지면서 조회장도 유명강사의 반열에 올랐다. 대학, 직장, 모임 등을 찾아 강조하는 강연의 메시지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한마디로 역발상(逆發想)이고, 역발상의 근원은 궁즉통(窮卽通)입니다. 21년 전 단돈 2000만원으로 1인 창업한 ㈜5425가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전화 벨소리 대신 음악을 들려준 것이지요. 7년 전 소주회사를 인수하고 나서 계족산에 맨발 황톳길을 만들고, 숲속에 클래식 공연을 올렸습니다. 다들 안 된다고 했습니다. 심지어는 미쳤다는 소리도 들었죠."

조회장의 사업과 인생 역정을 듣고 보니 대부분 남들이 안 한 것, 새로운 것 들이 많았다. 그런 것 들을 하게 만든 근원은 스스로 궁하다고 여기는 것이며, 그러면 뭔가를 갈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궁즉통이라는 것이다.

"동종의 주류업체는 덩치가 엄청나게 큽니다. 같은 마케팅 방법으로는 붙어봐야 질 게 뻔하지요. 살기위해서는 배수진을 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새로운 방법을 찾는 방법이 역발상이죠. 안 해도 괜찮은 것 그러나 내가 기꺼이 하고 싶은 것, 갈망하는 것, 새로운 것을 해보는 게 창의적인 것입니다. 창의적인 것은 유일하거나 독특한 것이 아닙니다. 남들은 안 된다고 할 때, 된다고 생각하고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은 결과가 따르는 법입니다. 즉 역(逆), 락(樂), 창(創)이 키워드입니다."

최근 들어 갑자기 힐링(healing) 바람이 불고 있다. 힐링캠프, 힐링푸드, 에코힐링 등 웬만하면 힐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게 유행이다. 특히 자연치유라 일컬어지며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에코힐링(eco-healing)이란 용어가 바로 조회장이 처음 만들어 냈다는 얘기가 있어 물어봤다.

"(웃으며) 에코힐링은 선양이 추구하는 기업철학입니다. 에코힐링이란 말은 주식회사 선양이 상표권자로 2007년 6월에 특허청에 상표등록 출원을 했고, 2008년 5월에 상표등록이 돼있습니다. 에코힐링기업 선양, 에코페라 뻔뻔한 클래식, 에코힐링 맨발걷기대회, 에코힐링 문화예술제라는 이름들은 다 법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오는 13, 14일에 2012 계족산 맨발축제가 열린다. 벌써 7년째다. 올해의 축제는 어떻게 준비했고, 앞으로 맨발축제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산중 토크를 마쳤다.

"최대한 좋은 흙을 깔아 사람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올해는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며 문화예술공연과 체험이벤트, 인문학이 더해진 프로그램으로 심신을 치유할 수 있도록 에코힐링 문화예술제로 꾸몄습니다. 맨발, 숲, 북콘서트, 공연, 전시가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가 될 것입니다. 마라톤대회를 진행하지 않는 대신 걷기대회가 메인행사로 열립니다. 사전 접수를 받지 않습니다. 누구나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무료로 참가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각종 문화콘텐츠가 융합되는 공간, 모든 계층이 참여하는 공간, 3대가 다 즐길 수 있는 공간, 주체도 관객도 시민이 되는 차별화된 축제로 발전시킬 생각입니다." 오한진 기자 ohj1010@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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