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별 단계 프로그램 인성·학력증진 큰 기여"

 취저우시에 있는 모든 학교에는 공자상이 우뚝 서있다. 취저우대학교의 공자상.
취저우시에 있는 모든 학교에는 공자상이 우뚝 서있다. 취저우대학교의 공자상.
■ 쉬 차오진 취저우시 교육국장 인터뷰

공자탄신 2563주년 기념 제례에 초청받은 외부 인사들은 예외 없이 취저우시 소재 중고등학교를 방문하고 수업을 참관했다.

공자의 탄신을 기념하기 위해 외국에서 온 이들의 공식 일정에 학교 방문을 기획한 것은 중국 내에서도 학력성취도가 월등히 높은 취저우시 교육에 대한 자신감을 반증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같은 성과의 원인을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취저우시만의 차별화 된 유학(儒學) 프로그램에서 찾는다.

쉬 차오진(徐朝金·사진) 취저우시 교육국장은 "취저우시는 학문을 대중화 하고 이성과 책임을 중시했던 공자의 사상, 즉 유학의 전통을 중국에서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역사적인 도시"라며 "다른 지역에서는 시도하지 않은 유학 프로그램은 인성뿐 아니라 학력 증진에도 큰 기여를 한다"고 밝혔다.

교육국장은 한 지역의 교육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교육감과 같은 역할이지만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 과정까지 총괄하고 있어 그 권한은 막강하다.

취저우시 교육을 대표하는 유학 프로그램은 연령과 학년에 따라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적용된다.

초등학생에게는 스토리 텔링 기법을 도입해 본격적인 유학 교육에 앞서 흥미를 갖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또 중학생은 '논어'를 비롯한 유학 사상의 대표적인 문구와 그 내용을 뜻과 함께 암기하는 '암송'과 이를 남에게 올바르게 설명하는 '말하기'(웅변)를 배운다. 고등학생은 유학에서 제시된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공자 사상의 핵심을 이해하도록 한다.

한(漢)나라 이후 2000년 이상 중국을 이끌어 온 통치이념이었던 유학은 중국 근대화 과정, 신문화 운동, 문화혁명 시기를 거치며 철저히 부정되기도 했다.

공자의 사당인 남종가묘가 있는 유학의 중심지 취저우시는 이같은 변화를 가장 실감할 수 있는 지역이다. 교육 과정에 유학을 도입한 것을 비롯, 모든 학교에 공자상을 세웠고 유학의 핵심 가치를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도록 안내판을 설치했다.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공자'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쉬 국장은 "인애, 책임, 공헌, 성심 등 공자사상이 강조하는 덕목은 오늘날에도 매우 중요한 가치라는 점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며 "취저우시에서는 일찍부터 공자사상 연구소를 설립해 공자사상을 현대 사회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공자의 대표적인 가르침인 인(仁) 사상을 중점적으로 다루지만 경제관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면면을 유학과 연관, 학문적 관점에서 분석한다는 설명이다.

공자는 단순히 역사 속 인물에 그치지 않고 현대 중국인들과 함께 살아 숨쉬는 실용적인 위인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취저우=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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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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