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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쌀 빚은 '연엽酒'·화분된장… 예안이씨 가문 전통음식

2012-09-28 기사
편집 2012-09-27 21:49:42
 한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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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예안이씨 가문에서 5대째 내려오는 연엽주는 은은한 향과 쌉쌀한 맛이 일품이다. 사진=한경수 기자

예안 이씨 가문에서 5대에 걸쳐 내려온 술이 연엽주다. 말 그대로 연잎을 곁들여 쌀로 빚은 술이다. 예안 이씨 가문의 맏며느리에게만 전수되는 이 술의 제조법을 8대 종부인 최황규씨에게 들었다. 멥쌀(7.2㎏)과 찹쌀(1.8㎏)을 섞어 술밥을 만들어 식힌 후 누룩(4.5㎏)을 버무린다. 불길로 바싹 말린 항아리에 먼저 연잎과 솔잎, 감초와 꿀을 넣은 뒤 버무린 술밥을 넣고 깨끗한 지하수를 붓는다. 여름에는 생연잎을 넣지만 겨울에는 말린 연잎을 사용한다. 솔잎은 적송솔잎만 사용한다.

초가을이면 아흐레정도 지나면 용수를 박아 술을 뜰 수 있다. 여름에는 4-5일이면 술이 만들어진다. 알코올 도수는 13-14도 정도 된다. 연잎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쌉쌀한 맛이 깔끔하다. 연엽주를 담글 때 꼭 지키는 원칙이 있다. 술독의 위치를 그 해 흉방위를 피해 놓는 것이다. 올해 임진년의 경우 서쪽과 북쪽이 흉방위라 집 터 한 가운데를 중심으로 술독의 위치를 동쪽에 놓았다.

예안 이씨 가문의 가양주였던 연엽주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88서울올림픽 때다. 각 군에서 특색있는 음식을 발굴하는 행사에 출품했다가 당선됐다.

예안 이씨 8대 종손인 이득선씨(70)는 연엽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연엽주는 옛날 임금님이 마시던 술이에요. 대중들이 취하려고 흔하게 마시던 술이 아니죠. 집안에서도 차례주나 제주 용도로 만들었어요. 한마디로 술이 아니라 예(禮)죠. 그렇기 때문에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오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연엽주를 판매하지 않아요."

예안 이씨 집안에 내려오는 또 하나의 전통음식은 인고추장(칼슘고추장)과 화분(花粉)된장이다. 인고추장은 직접 담근 고추장에 호랑이뼈나 멧돼지뼈, 노루뼈 등을 푹 담가 놓은 뒤 2-3년동안 숙성시켜서 먹는다. 색깔은 일반 고추장과는 달리 진한 갈색이 나고 맛은 맵지도, 달지도 않은 중간맛이 난다. 화분된장은 꽃가루인 화분을 솔방울크기로 뭉쳐 2개를 된장에 넣은 뒤 1년정도 숙성시키면 색깔이 노랗고 순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맛이 일품이다. 아산=한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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