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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8 기사
편집 2012-09-27 21: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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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달 아래서 탑돌이 체험도 산사 고요함에 세속고민 눈녹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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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박3일 마곡사 템플스테이



대전에 사는 직장인 A(31)씨는 올 추석이 그리 반갑지 않다. 논산 인근 큰집으로 친척들이 모이지만 A씨가 아직 미혼인 탓에 결혼은 언제 할 거냐는 물음은 스트레스다. 또 불경기로 인해 여름 내내 휴가도 반납하고 일만 했더니 몸은 처지고 정신은 나태해지는 것을 느낀다. A씨는 다시 활력을 되찾기 위한 자신 만의 시간이 필요해 과감히 추석에 큰집으로 가지않고 충남 근교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통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마음 먹었다.



민족의 대 명절 추석, 여기저기 인사를 다니고 오랜만에 온 가족이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풍요로운 한가위지만 일상 속에서 바쁘게 달려온 현대인들은 명절에도 쉴 시간이 없다. 성묘에서 차례상, 인사에 이르기까지 큰 일 치르듯 명절이 지나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명절 증후군에 시달린다.

반면 명절 증후군 대신 진정한 휴식을 통해 몸을 재충전하고 맑은 공기와 산사의 풍경으로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이른바 템플스테이, 고즈넉한 산사에서 2박 3일을 보내면서 사찰의 예절도 배우고 참선을 하며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현재 대전·충청권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은 총 12 곳, 그 중에서 마곡사는 템플스테이가 유명세를 타기 전부터 생태수행도량으로 정평이 나있었다.

마곡사에서는 추석맞이 템플스테이 '달빛 솔바람 맞으며'를 기획했다.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려면 간단한 세면도구와 운동화 정도를 준비하고 사찰에서 수련복을 지급받는다. 오후 2시 방을 배정받고 사찰에서의 2박3일간의 일정이 시작된다. 간단하게 서로 인사를 나누는 '마음나누기'를 시작으로 '마곡사의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앉은뱅이가 대광보전 바닥에 깔린 대나무 삿자리에서 100일 동안 참회하고 기도해서 걸어나왔다는 전설과 구한말 일본군 장교를 처단한 김구 선생이 마곡사에 숨어 은둔했던 사실 등을 사찰을 거닐며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와 사연 등을 듣는다.

오후 5시 30분 저녁 공양, 6시 30분 저녁예불과 108배 염주꿰기, 송편만들기 등 오후 10시에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사찰에서의 추석을 만끽할 수 있다.

다음날 새벽 4시에 일어나 예불을 올리고 아침공양으로 아침을 연다. 10시면 합동차례를 지내고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마곡사의 자랑인 솔바람길 산행을 나선다. 솔바람 길을 따라 혼자 조용히 걸으며 숲 내음, 바람소리에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털어버릴 수 있다. 이후 저녁공양이 끝나고 저녁 예불과 용채보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 뒤 펼쳐지는 추석 대보름 달빛을 맞으며 탑돌이, 밤공기를 맞으며 밝은 달빛 아래서 탑을 돌면 자신 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된다.

마지막날 일정을 모두 마치고 사찰을 뒤로하고 나오면 들어올 때 무거웠던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은 느낀다.

템플스테이를 재충전의 시간으로 자주 활용한다는 한규대(29·가명)씨는 "지금 이 순간 내가 이 공간에서 오직 나만을 생각하고 진솔한 나와의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감사한 일"이라며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마음의 병인 우울증 혹은 자괴감에 빠진다면 자신을 돌아보고 놓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라고 권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호진 기자 jinle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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