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에 미래 있다] ④ 함께하는 세상

 '함께하는 세상' 자원 봉사자들이 텃밭에서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빈운용 기자
'함께하는 세상' 자원 봉사자들이 텃밭에서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빈운용 기자
사회적으로 노인문제가 심각해지고 이에 소모되는 간접비용이 늘어나면서 어르신들의 사회참여 욕구를 이끌어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어르신이 "나도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희망을 되찾을 때 다시 살고자 하는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 `함께하는세상`(대표 양봉석·이하 함세)은 어르신들이 보다 의욕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창출하고 다양한 노인여가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 회원 1200명과 함께 지역의 대표 사회적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함세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살펴봤다.

◇어르신 모두가 `함께하는 세상`=사회적기업 `함께하는 세상`은 노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다양한 노인여가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어르신들의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2004년 대전시 중구 태평동에 도원노인복지센터로 출발한 함세는 어르신이 참여할 수 있는 댄스교실, 운동교실, 한방교실 등 각종 노인교실과 무료급식, 효도관광 등 노인복지사업을 주로 수행했다. 이후 2년여 기간동안 노인복지사업에 참여했던 어르신들이 새로운 삶의 활력을 되찾는 모습을 보면서 자체적인 일자리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는 것이 양 대표의 설명이다.

양 대표는 "도원노인복지센터에서 2년 정도 노인복지사업을 진행하면서 삶의 희망의 끈을 놓아버렸던 어르신들이 삶의 활력을 되찾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후 어르신들이 고령화사회에서 제2, 제3의 인생을 살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자체적인 일자리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당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정책사업이 전무한 상황에서 든든한 후원자도 없이 출발한 탓에 된장제조, 배추절임 등의 사업을 위한 재료비를 마련하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주민들과 복지센터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기부한 콩이나 기부금으로 공간과 재료비를 마련해 겨우 사업을 시작했지만 판매보다는 나눔의 목적이 큰 탓에 수익금도 적었다.

하지만 함세는 어르신들의 나눔과 희망으로 성장해 친환경농장, 어린이 체험학습 등 다양한 사업에 도전하며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모든 수익금은 노인복지사업과 노인일자리 창출사업 등에 환원된다.

◇어르신에게 꼭 맞는 옷을 찾다=함세가 진행하는 모든 사업은 어르신들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에서 비롯됐다.

가장 먼저 시작한 전통음식 및 장류 제조사업은 어르신들이 전수한 전통적인 방법으로 된장과 간장, 고추장, 청국장 등을 만들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는 친환경 농장사업도 마찬가지다. 어르신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익혀온 농사 짓는 방법을 적용해 고구마, 야콘, 토란, 들깨, 콩, 감자, 배추, 무 등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함세는 어르신들의 노하우가 담긴 사업장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전통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전통체험학습도 진행 중이다. 메주만들기, 된장만들기, 두부만들기, 묵만들기, 유기농 채소재배하기 등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어르신들의 노하우와 일손으로 생긴 수익은 노인복지사업을 위해 사용된다.

함세는 한 해에도 여러번 어르신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진행하는데 올해로 8회를 맞는 대전사랑나눔바자회가 대표적이다. 지역민과 어르신이 한 자리에 모이는 대전사랑나눔바자회는 경로잔치와 초청공연, 헌옷 바자회, 전통장 판매 등 다양한 행사로 구성돼 인기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에는 오는 10월 19일 중구 태평동 평리공원에서 열린다. 이밖에도 건강체조교실, 치료레크리에이션, 민요교실, 댄스교실 등 어르신을 위한 사회참여교육과 나눔먹거리장터, 효도관광, 후원의 밤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저소득층이나 혼자사는 어르신을 위한 김장, 연탄, 밑반찬 등 나눔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함세의 앞날은 `창창`하다=함세는 앞으로 어르신들과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며 어르신들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계획이다. 현재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친환경 농장사업을 응용해 아파트 베란다나 옥상 텃밭에서 사용되는 모종과 퇴비를 공급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기술이나 노하우를 지닌 어르신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건물관리, 시설개·보수 등의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김예지 기자 yjkim@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대전 지역 대표 사회적 기업인 '함께하는 세상' 자원봉사자들이 어르신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전통방식으로 만든 된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빈운용 기자 photobin@daejonilbo.com
대전 지역 대표 사회적 기업인 '함께하는 세상' 자원봉사자들이 어르신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전통방식으로 만든 된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빈운용 기자 photobin@daejonilbo.com

김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