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에서 40대 여성 사망 사고 이후 가까운 동네 뒷산 산책하기도 겁난다. 올레길 사고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지만 이렇게 민심이 흉흉해졌나 싶어 안타까웠다.

지난주 보문산 야외음악당 산책로를 가보니 여성 혼자 가지 말 것 등을 당부하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고 노부부가 등산을 하고 내려오면서 부인한테 '혼자 산에 올라가지 말래요' 하는 문구를 읽어주며 제주 올레길 얘기를 하는 대화 소리가 들렸다.

전날 비가 온 탓인지 등산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변함없이 혼자 산을 오르는데 인기척이 없는 길을 가면 불안한 마음까지 든다.

곳곳에 경고 문구가 붙어 있고 높은 산에서도 휴대폰이 터지도록 휴대폰 사각지대를 없앤다고 하지만 아직 동네 산까지 전파가 되지 않고 있다.

불안한 마음으로 산책을 해야 하나 싶어 빠른 걸음으로 내려왔지만 각박한 사회 속에서 언제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 벌어질지 모를 '묻지마 범죄'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까 의문이다. 김보균 <대전 중구 중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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