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기행- 부여 성흥산성 솔바람길

 성흥산성 '사랑나무'는 수령이 400여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로 많은 드라마의 촬영지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성흥산성 '사랑나무'는 수령이 400여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로 많은 드라마의 촬영지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성흥산성은 사적 제4호로 부여군 임천면 군사리에 위치해 있고 일명 가림성(加林城)이라고도 불린다.

테뫼식 산성인 성흥산성은 산봉우리를 둘러싸 원형으로 성벽을 구축했으며, 성벽 일부는 화강암으로, 동쪽 성벽 등 일부는 흙으로 쌓았다.

현재까지 확인된 성의 둘레는 1500m이고, 성벽 높이는 3-4m에 달하며 501년(동성왕 23) 위사좌평 백가가 축조하였다고 한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성흥산성을 쌓은 백가는 동성왕이 이곳으로 보낸 것에 앙심을 품고 반란을 일으켰다가 잡혀 죽었다고 전하는데 상위관직인 위사좌평으로 성주를 삼았다는 사실은 이 성의 전략적 중요성을 말해준다.

또한 백제시대 축조된 성곽 가운데 유일하게 연대가 확실하고 옛 지명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성흥산성은 백제부흥운동군의 거점지이기도 하였는데 당시 이곳을 공격하던 당나라 장수 유인궤(劉仁軌)가 이 성이 험하고 견고하여 공격하기 어렵다고 한 것으로 봐도 난공불락의 성이었음을 알 수 있다.

성안에는 이채롭게도 사당이 있는데 고려 초기 장군 유금필(庾黔弼)이 견훤(甄萱)과 대적하다가 이곳에 들러 빈민구제를 하였다고 하여 해마다 제사를 지낸다.

성흥산성 솔바람길은 백제의 역사와 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성흥산성을 중심으로 조성된 등산산책로를 말한다.

산책로는 덕고개→성흥봉→성흥산성→대조사→임천면사무소를 거치는 코스로 5.8km에 이르며 약 2시간 가량 소요된다.

대부분 흙길로 조성되어 있으며 빽빽한 소나무와 경사가 완만해 연인 또는 가족단위 산책로로 적합하다.

소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그윽한 솔향기를 담고 있어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성흥산성 정상에서는 부여, 논산, 익산 등을 조망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금강은 한편의 서정시를 연상케 한다.

산 높이가 260m로 높지 않은데다 가파르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는 곳이고 드라마처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한 장소여서 사랑하는 이와 찾아보기를 권해본다.

탐방로 주변에는 전통문화 자원으로 임천 대조사와 미륵석불이 유명하고, 생태자원으로는 임천가림수(왕버들), 관아터 소나무, 그리고 사랑나무로 유명한 성흥산성 느티나무(부여군 향토유적 88호)가 볼거리다.

특히 성흥산성 사랑나무는 수령이 400여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로 백제를 무대로 만들었던 드라마 '서동요'에서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을 키운 장소로 등장했는데 늘어진 가지가 하트 모양이어서 일명 사랑나무라고 불리운다.

이후 많은 드라마의 촬영지가 되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고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어린 똘복이가 복수를 다짐했던 눈물의 장소였로, '여인의 향기'에서는 주인공이 타임캡슐을 찾으러 갔던 애잔한 향수의 공간이었다.

이외에도 신윤복과 김홍도를 중심인물로 그린 '바람의 화원(SBS)', '천추태후(KBS2)'의 촬영장소로 활용되었다. 성흥산에서는 매년 1월 1일 해맞이 행사가 열리고 4월에는 700년 사직의 백제가 멸망할 당시 임천 성흥산성에서 나당연합군에 대항하여 목숨을 바친 백제 무명장졸들의 충혼을 기리는 임천충혼제가 거행된다.

대조사는 사적기(寺蹟紀)엔 527년(성왕 5) 담혜(曇慧)가 세운 것으로 되어 있고, 부여읍지(扶餘邑誌)에는 백제 불교를 중흥시킨 겸익(謙益)이 세운 것으로 되어 있는 전통사찰이며, 고려 원종 때 장로(長老)인 진전(陳田)에 의해 중창된 이래 여러 차례 중수·개수가 이루어졌다.

대조사에는 고려초기 것으로 보이는 3층 석탑과 석조미륵불이 있으며, 석조미륵불은 논산 관촉사 석불과 쌍벽을 이루고 있다.

성흥산 주변에 있는 임천가림수는 조선시대 가림수로 왕버들 7그루를 포함 임황 30여 그루가 남아 있으며, 한국 최고(最古)의 지리서인 여지승람에도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부여=한남수 기자 han6112@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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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흥산성 솔바람길은 대부분 흙길로 조성되어 있으며 빽빽한 소나무와 경사가 완만해 연인 또는 가족단위 산책로로 제격이다.
성흥산성 솔바람길은 대부분 흙길로 조성되어 있으며 빽빽한 소나무와 경사가 완만해 연인 또는 가족단위 산책로로 제격이다.
 테뫼식 산성인 성흥산성은 일명 '가림성'이라고도 불린다. 산봉우리를 원형으로 둘러싸 구축했으며, 성벽 일부는 화강암으로, 동쪽 성벽 등 일부는 흙으로 쌓았다. 또한 백제시대 축조된 성곽 가운데 유일하게 연대가 확실하고 옛 지명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한남수 기자
테뫼식 산성인 성흥산성은 일명 '가림성'이라고도 불린다. 산봉우리를 원형으로 둘러싸 구축했으며, 성벽 일부는 화강암으로, 동쪽 성벽 등 일부는 흙으로 쌓았다. 또한 백제시대 축조된 성곽 가운데 유일하게 연대가 확실하고 옛 지명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한남수 기자

한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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