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竹)처럼 곧고 소나무(松)처럼 푸르게!

여느 때보다 공직사회에 청렴이 강조되는 시기에 이 말처럼 마음속에 와 닿는 글귀는 없다. 사군자의 하나로 꼽히는 대(竹)는 눈보라 몰아치고 온몸이 꽁꽁 얼어붙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꼿꼿이 그 자리를 지키며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강직함의 상징이다. 또한 소나무는 그 푸르름이 하늘보다도 더 푸르러서 하늘의 얼굴을 숙이게 만드는 맑고 푸르름의 최고봉이다.

2010년 4월! 나는 어느 지역의 축제장을 다녀왔다. 대나무 숲의 시원함과 그 웅장함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갑자기 내 머릿속에는 공직자인 나와 동료들이 생각나며, 마치 내가 이 사회의 대나무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주민들에게 편안한 산책길과 그늘을 만들어 주듯 나도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

세상에는 일방통행이란 없다. 이런 대나무 숲의 혜택을 본 사람들은 이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더 많은 관심과 이해를 통해 항상 지켜보며 격려하고 공직자에게 혜택만을 요구하지 말고 믿고 따르며, 이런 혜택에 대한 마음의 감사를 해야 한다.

최근 들어 신규 공직자들은 청렴선서를 통해 이런 마음을 처음부터 마음속에 되새기며 새롭게 시작되는 공직생활의 첫 단추를 채우고 있다. 바람직한 모습이며, 우리 공직자들이 반드시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청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이렇게 정리해 본다.

첫째는 배려의 청렴이다. 대나무 숲의 산책길과 시원함, 소나무를 배경으로 어우러지는 풍경처럼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이 시대의 청렴이다. 어느 한쪽만 배려하고 다른 한쪽은 제멋대로라면 아무리 한쪽의 마음이 좋은 의도라도 좋게 보일 리가 없다. 따라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바로 청렴을 실천하도록 만드는 보이지 않는 끈이 될 것이다.

둘째는 무성(無聲)의 청렴이다. 대나무도 소나무도 말이 없다. 하지만 두 나무는 말없이 사람들에게 혜택을 준다. 그리고 바라는 것도 없다. 이것이 바로 우리 공직자들이 주민에게 보여줘야 할 청렴이다. 주민들이 소리 내지 않아도 알아서 청렴을 실천하는 무성의 청렴이야말로 자발적인 공직자의 태도이며, 반드시 실천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유리창처럼 투명한 청렴이다. 밖에서 보든 안에서 보든 유리창은 다 볼 수가 있다. 그래서 숨길 것이 없다. 아니 숨길 마음을 아예 없애 버린다. 그래서 바라보는 사람을 오히려 부끄럽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유리창 청렴`이다. 대나무나 소나무는 그 모습 그대로를 우리에게 보여주지 치장을 하거나 숨기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볼품없는 그들에게 더욱 매력을 느끼며 찾는 것이 아닐까 한다. 꾸밈없는 공직자의 곧고 푸른 마음을 보여준다면 주민들도 감동하고 공직자에게 따뜻한 시선과 공감 어린 마음으로 다가와 주지 않을까 한다.

김정기<대덕구청 세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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