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입주민들이 이런 경고문을 내걸기까지는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새벽 교회 가는 데 지장이 있어, 아침 출근 길에 지장이 있다고 화풀이하는 것은 가진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없이 살고 당해도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고 그렇게 함부로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새벽 배달 종사자들은 사회적 약자다. 고용도, 임금도, 보험도 보장이 안 되는 불쌍한 처지를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나만 생각하고 나보다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배려하지 않으면 외면당한 그들이 설 곳은 어디이겠는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것은 곧 우리 사회와 자신을 위하는 일이 된다. 오늘 내가 외면한 바로 그들이 사회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그 불안 요인 탓에 오늘 내가 지출해야 될 것보다 훨씬 큰 것을 잃게 된다는 사회 현상에 대한 이해를 가져야 할 것이다.
권광식 <천안 도하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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