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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광장] 참여와 담론의 사회적 자본

2012-08-03기사 편집 2012-08-02 21: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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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용 사회부장 yong@daejonilbo.com

북유럽 경제의 성공 요인을 들여다 보면 경이로우면서도 시사점도 적지 않다. 전 세계적인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달성하고 있는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 3국의 경제모델은 한국경제로서도 배워야 할 점이 많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서 북유럽 경제의 4대 성공 요인으로 건실한 재정, 일하는 복지, 성장동력 투자, 강한 사회적 자본을 꼽았다.

잘 알려진 대로 북유럽 국가의 재정은 매우 건실하다. 재정 흑자 유지를 재정정책의 기본으로 삼고 지출 억제와 공기업 민영화 등을 실현한 스웨덴이 그 예다. 복지 부문에서도 '고(高)부담-고(高)복지'를 경계하고 복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종 개혁에 나서는 점에선 최근 한국의 풍경과 사뭇 다르다. 성장동력 확충은 세계 경제의 늘 화두이지만 북유럽은 지속적인 성장동력 확충으로 경제 위기에 강한 경제를 구축했다. 특히 벤처 등 첨단산업의 투자와 제조업 육성에는 매우 열정적이다.

가장 주목을 끄는 대목은 '강한 사회적 자본'이다.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유난히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는 강력한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고 있고 이 점이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 된다. 2009년 OECD국가의 사회적 자본지수에서 덴마크는 8.23, 스웨덴 8.06, 핀란드 7.06 등으로 네덜란드(8.29)를 제외하고 유럽권 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수위권에 랭크돼 있다.

특히 이들 국가는 오랜 역사를 거치며 사회적 합의와 상호 신뢰의 관행이 정착돼 있다는 게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이다. 노사정 사회협약을 통한 갈등 해소, 투명한 정부 행정, 높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적 합의주의는 북유럽 3국 만이 지닌 독특한 사회역사적 자산이다. 견실하고도 지속가능한 '성장과 복지'를 구현활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어찌 보면 그 사회적 자산에 내재한 것은 아닐까.

염홍철 대전시장의 지난 1일 '호주 브리즈번 구상'은 지역 정치·사회에 새로운 사회·경제적 담론을 꺼낸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염 시장의 구상의 핵심은 '대전형 사회적 자본 키우기'. 앞서 염 시장은 민선 5기 후반기 시정 운영의 키워드로 "'경제 성장과 복지 확대'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했다. 재정 건전성을 지속 유지하면서도 제조업 등의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이런 후반기 시정 키워드를 뒷받침하는 구상이 '풍부한 사회적 자본 구축'이다. 그러면서 염 시장은 사회적 자본 확충의 필요 조건으로 대전시가 하는 일에 시민이 믿는 '신뢰',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 꾸준한 소통을 통한 '사회적 합의'를 꼽았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사회적 자본에 관한 연구들이 매우 활발하다. 사회적 '삶의 질'의 향상과 지역 발전의 측면에서도 사회적 자본의 유용성이 있다는 검증들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그 중에는 '사회적 자본을 구성하는 신뢰, 연계망, 제도 및 규범들은 사회적 자원의 형성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나타내고 사회적 자본으로부터 얻어진 사회적 자원은 지역 시민사회의 역량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회적 자본의 순기능과 사회적 자본이 빈약할 경우의 사회상에 대한 논고도 시사점이 크다. '사회적 자본이 축적된 지역사회에서의 다양성은 새로운 것을 창출하고 역사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잠재력으로 기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지역사회에서의 다양성은 갈등의 원천이다'라는 진단이 그 것이다. 이 말을 바꾸어 생각하면 사회적 자본이 충분히 축적되면 갈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역설로도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사실 한국사회에서의 사회적 자본의 축적을 정치사회적 기제(機制)로 내건 예는 거의 없다. 사회적 기업, 사회적 경제, 사회적 금융 등에 관한 논의나 시도 등은 활발하지만 사회적 자본의 사회적 자원화를 지방정부의 키워드로 내건 대목에서는 생소하고 낯설기까지 한다. 대선주자를 포함한 정치권에서도 사회적 자본에 대해선 본격적인 언급이 별반 없다. 그런데도 시정 키워드라는 점에선 '왜'라는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

민선 5기 대전시는 과제가 적지 않다. 공약과 각종 현안도 많거니와 시정에서의 '소통과 참여'라는 대목에선 대전시의 생각과는 다르게 아쉬움도 더해진다. 염 시장의 '강한 사회적 자본'은 그런 점에서 전제 조건이 부여될 법하다.

그것은 염 시장 스스로도 밝힌 대로 '참여와 소통의 담론'의 부단한 확장이다. 북유럽 3국처럼 신뢰와 사회적 합의에 익숙치 않은 한국사회에서의 사회적 자본 확충은 '공공 주도형' 기제가 아닌, 시민사회의 참여형 기제로서 지속 성숙해 갈 수 있는 '연계망'이 절실하다. 대전형 사회적 자본 키우기에 거는 조언과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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