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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광장] 햇빛과 바람의 주인으로 나서자

2012-07-27기사 편집 2012-07-26 21: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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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호 충남취재본부장 khko0419@daejonilbo.com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예비전력이 경보수준을 넘나든다고 한다. 이달 들어서만 3명이 폭염으로 숨졌고, 온열 질환자가 140명을 넘어섰다는 보도도 나온다. 기상청은 폭염이 다음달 중순까지 이어진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력수급이 외줄을 타면서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비상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그야말로 '비상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국민의 속을 바짝 태운 극심한 가뭄, 장마철 집중호우, 태풍에 이은 폭염에 국민들은 지쳐간다.

이런 극단적인 날씨변화는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라서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극단적인 기후변화는 인간 삶에 위기를 불러온다. 기후변화 대응과 함께 과감한 에너지 절감 정책이 세계적 화두가 된 건 당연한 일이다. 이미 기후변화는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진단이 나오는 터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재생에너지의 적극적인 도입이 한 해답일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중 태양광발전소는 에너지 고갈과 지구온난화를 극복하는 재생에너지 생산 모델로 꼽힌다. 지난 6월 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박승옥 (사)서울시민햇빛발전소 이사장,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에너지 절약과 신재생에너지 생산기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민·관이 지혜와 힘을 모아 시민햇빛발전소를 건립하자는 것인데, 2014년까지 서울시내 약 1000여개 학교에 100MW의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는 앞서 에너지 정책의 목표로 '원전 1기 줄이기'를 내세웠다. 에너지 절약을 통해 가동 중인 원전 1기를 대체한다는 거다. 한발 나아가 지붕 위에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다는 것은, 전기를 소비만 하는 게 아니라 생산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인천 등에도 시민햇빛발전소 건립이 추진되고 있고, 곳곳에서 민간 주도의 태양광발전소 건립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국내 몇몇 지역에서도 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자립화의 길을 걷는 모델들이 꽤 많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제주도가 특히 눈에 띈다.

제주도는 지난 5월, 2030년까지 도내의 전력공급을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100% 대체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담은 'Carbon Free Island Jeju by 2030'을 발표했다. 제주도는 2003년에 국내 최초 상업풍력발전단지를 준공해 운영해오고 있다.

이후 지어진 대규모 풍력발전소 대부분이 민간대자본이나 사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긴 하나, 일부 지역에서는 제주도와 주민, 기업이 'Win-Win'하는 모델들을 구축하기도 했다. 제주에 국내 최초의 상업풍력발전단지가 준공되던 그해에 인왕산 아래 부암동 에너지대안센터엔 한국 최초의 시민발전소가 들어섰다. 원자력에서 벗어나려는 35명의 시민이 2400만원을 출자해 3KW급 발전소를 준공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부안 등룡마을, 전북 임실 중금마을, 경남산청 민들레공동체, 정선군 동강마을 등은 이미 에너지 자립화의 길을 걷고 있는 곳들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7월 4일에는 전국 최초로 공주시 계룡면 금대리 일원에 저탄소 녹색마을 조성 기공식이 열렸다. 이 마을은 에너지 자립 농촌마을을 꿈꾸고 있다. 전국의 지자체들도 앞다퉈 에너지 자립화를 추진하고 있다. 충남에서도 협동조합 방식에 의한 태양광 발전소 건립이 막 걸음마를 뗄 채비를 하고 있다.

트렌드가 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독일의 윤데마을이나, 징엔 졸라컴플렉스, 덴마크의 신재생에너지섬 삼소도, 오스트리아의 무레크, 귀싱 등 외국의 성공사례를 보면,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전제돼야만 지속가능한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 부족은 실패를 불러올 가능성이 매우 높고,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왜 그런가. 왜 주민참여형, 민관 합동의 시민햇빛발전소인가. 성공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모든 일이 성공하려면 주민참여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재생에너지 도입 프로젝트 수립과 에너지 생산과정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투자해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소득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돼야 한다는 의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에너지를 자립화하는 것은 지구를 살리는 일임과 동시에 자립적인 건강한 지역 경제구조를 구축하는 재지역화(relocalization)하는 것임을 인식할 때 사업의 추진력과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

협동조합 방식에 의한 충남 햇빛발전소의 성공적 건립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민관이 지혜와 힘을 적극 모으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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