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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김동현 “죽음의 공포가 승부조작이라니…”

2012-07-18기사 편집 2012-07-17 21: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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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고통에 시합 포기 자신있던 경기 패배 아쉬워 UFC선수 처우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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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동현 선수는 챔피언 욕심보다 매 경기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원세연 기자
■ 이종격투기 김동현 선수 인터뷰



다행이었다. 걱정했는데 표정이 생각보다 밝았다. 지난해 카를로스 콘딧전 패배 후 생애 2번째 패배였기에 조심스러웠게 사실이다. 첫번째 패배 때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꺼렸던 그였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실력이 없어서 진 것이 아닌 단지 '운이 나빴기 때문'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할 줄 아는 '성숙한 파이터'로 변해 있었다.

항간에는 이번 데미안 마이어전과 관련해 '승부 조작한 거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왔지만, 그는 그날의 고통을 이렇게 표현했다.

"나, 링에서 이렇게 죽는구나."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UFC 148 웰터급 경기에서 경기 도중 갈비뼈 부상을 당해 스스로 경기를 포기하고 고향인 대전에 내려와 치료를 받고 있는 UFC 김동현을 17일 '김동현 휘트니스 센터'에서 만났다. 현재 몸 상태와 마이아전 뒷 얘기, 대전료 문제, 결혼 계획 등 오랜만에 만난 그와의 수다는 쉼없이 이어졌다.

약 한시간 가량 이어진 인터뷰 내내 그는 기자에게 물 한잔을 내줄 여유(?)도 없이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데미안 마이아전에서 부상이 있었는데, 몸 상태는 어떤가?

"연골 골절이라고 한다. 다행히 뼈는 이상이 없단다. 쉬면 좋아진다고는 한다. 아직까지는 앞으로 숙이거나 힘을 쓰면 아프고, 바른 자세로 누워야 해서 불편하다. 잘 먹고, 잘 쉬면 금방 좋아질 것 같다. 하루하루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경기 장면을 보니 고통이 심해보였다. 당시 경기 상황을 설명해달라.

"마이어랑 붙었을 때 첫 느낌이 '제이슨 탄' 경기가 떠올랐다. 그때 팔꿈치 공격으로 제이슨 탄을 이겼기에 이번에도 팔꿈치로 세게 때렸다. 그때 오른쪽 갈비뼈 부근서 '뚝'하는 소리가 나면서 아프기 시작했다. '아~뼈가 부러졌구나' 싶었다. 시합 때 웬만해서는 통증을 못 느끼는데 이번엔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그때의 고통은 '공포' 그 자체였다. 앉지도, 서지도 못할 만큼의 통증에 경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마이어전은 '작전 실패'였고, 장기인 레슬링도 상대에게 밀렸다는 평가도 있다.

"레슬링에 대해서 평가를 받을 만큼 시간이 아니었다. 시합 전 작전도 충분히 짰고, 예상시나리오까지 다 있었다. 마이어가 붙어주면 충분히 이길 자신 있었다. 경기가 끝나니까, 별말이 다 있었다. 승부조작 아니냐는. 그동안 어떻게 시합을 준비했는지 안다면 이런 비판을 할 수 있었을까 싶다. 어찌됐든 스스로 경기를 망쳤으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생애 두번째 패배였다. 첫번째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카를로스 콘딧전 때는 충격적인 패배였고, 이번에는 실력보다는 운이 없어 졌다고 생각한다. 마이어랑 붙었을 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첫번째처럼 낙심하거나 좌절감은 덜한 것 같다. 또 단 몇초라도 시합을 하다가 다친거라서 기본적인 수당도 받는다."

-연봉은 많이 올랐나?

"계속 이긴 편이어서, UFC 파이트 머니 랭킹순위는 상위급에 속한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전 세계적으로 20% 안에 든다고 했다. 현재 그는 UFC 통산 전적 6승 2패 1무효의 기록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 파이트 머니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UFC가 후배나 타 선수들에겐 박한 편이다. 통상적으로 UFC는 한달에 2-3개 대회를 개최하는데, 한 대회당 500억원 가량이 수익이 발생한다. 그 중 A급 선수들에게 주는 돈은 많아야 2%, 2억이 채 안된다. 독점이 가진 일종의 횡포다. (대진료 얘기가 나오자 김동현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이런 얘기를 하면, UFC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하지만, 선수들의 처우는 분명 개선돼야 한다."

-얼마 전 자신의 이름을 딴 휘트니스 센터를 개소했는데.

"남들은 1년에 10억 넘게 버는줄 아는데, 타 종목에 비해 연봉이 적은 편이다. 경기도 1년에 많아야 2번이고, 스폰서 잡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최근 몇 년간 성적이 좋아서 지난 2010년부터 연간 1억원 가량 벌고 있지만, 지금부터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32살이면 이제 결혼 준비도 해야 할 것 같은데.

"결혼은 10억원을 모으면 할 생각이다. 지금 3년 안에 10억원을 모아 안정적인 수입이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지금 덜컥 결혼부터 하면 생활비에 양육비까지 감당이 안된다. 여자친구에게도 미리 말을 해뒀다."

-UFC 웰터급 챔피언 조르주 생피에르와 대결은 언제쯤 가능할까?

"어느 순간부터 챔피언에 대한 욕심보다는 매 경기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동현은 1년전 인터뷰 할 때보다 한층 성장해 있었다. 비록 패배를 당했지만, 또다른 내일을 위해 긍정의 에너지로 삼으려 했고, 격투기 맏형답게 다른 선수들을 챙길 줄도 알았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선수들의 처우 문제에 대해 기회가 될 때마다 언론을 통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고 있다"며 "누군가가 국내 기자들이 쓴 기사를 번역해 UFC측에 전달, 하루빨리 선수들의 처우가 개선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daejonilbo.com에 동영상

원세연 기자 wsy780@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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