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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광장] 근시안적 사고를 버리자

2012-07-07기사 편집 2012-07-06 21: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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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규 목원대 인력개발원장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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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끝내는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그리고 노벨평상까지 수상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별명은 인동초(忍冬草)라 알려져 있다. 인동초는 매서운 추위의 겨울에도 그 잎을 떨어뜨리지 않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마치 고 김 대통령이 55차례의 가택연금과 6년여 동안의 옥고, 두 차례의 망명, 사형선고 등을 이겨내고 1997년 대통령에 당선되는 순간까지 굽히지 않고 버텨온 것처럼 말이다. 만약 김대중 대통령께서 쉬운 길을 선택하고 눈앞에 보이는 순간의 이익을 취했다면 우리가 아는 김대중 대통령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자신의 의지와 신념을 지켰기에 오늘날 우리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필자의 학교는 교수들로 하여금 학생들과 상담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학생들과 상담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된다. 저학년 학생의 경우에는 대학생활에 적응하는 얘기를 주로 이야기하며, 고학년으로 갈수록 장래의 직업 및 직장에 대하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필자는 학생들이 장래에 대하여 고민할 때 상담지도교수인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게 된다. 필자가 인생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정한 뒤에 어떻게 인내하고 한 가지 길만 오게 되었는지 과정을 설명해 준다. 필자가 취업의 유혹을 뿌리치고, 박사학위를 받기 어렵다는 대학을 선택해서 유학을 간 이유에 대하여 설명하며 인생을 멀리 보라는 말을 꼭 해준다.

필자는 학생들이 어떠한 직업을 가져야 하는지 물어볼 때 상담지도교수의 예를 들어주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멀리 보고 인생을 설계하도록 조언한다.

필자가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할 때 아들과 함께 공원 놀이터에서 목격한 경험담을 말하고 싶다. 한 아이가 그네 앞에서 그네를 즐기고 있는 다른 아이를 기다리는 광경을 보았다. 순서가 정해져 있으니 조금 뒤에 오면 우리 아들을 태워줄 수 있을 거라는 마음을 가지고 다른 곳을 산책하고 다시 왔다. 그런데 그 아이가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적어도 30여 분 이상은 된 시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30여 분을 기다린 아이는 드디어 그네를 탈 수 있었고, 마음껏 그네를 타는 것을 보았다. 그 아이는 그때 충분히 기다렸기 때문에 자기가 타고 싶은 만큼 그네를 탈 수 있는 기회와 권리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또 다른 아이가 그네를 타고 싶으면 조금 전에 기다렸던 아이와 같이 행동해야 되는 것이다. 아주 조그마한 일화지만 필자는 여기서 일본인들의 어린이 교육과 국민성의 형성과정을 볼 수 있었다.

최근 대전의 도시철도 2호선에 대한 차량시스템이 모노레일에서 자기부상열차로 변경되었으며, 자기부상열차는 차량 구입과 운영, 유지보수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선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하여 시민단체 등은 모노레일이든 자기부상열차이든 도시철도의 지상고가 방식은 도시 경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도로 중앙에 교각을 세우고 철도를 놓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임을 경고하고 있다. 필자는 도시철도에 있어서 지상고가를 후세에 전해주면 안 된다는 외국 학자의 경고가 생각난다. 현재의 건설 편익을 위해서 그리고 경제적인 논리로 인하여 편리한 건설방식을 택한다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후세에 대전 시내의 콘크리트 덩어리를 물려주게 되는 것이다. 콘크리트 구조물인 지상고가는 아름다운 대전 시내의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기존에 하나였던 삶의 터전을 둘로 나누게 될 것이기 때문에 지양해야 할 방식이라 판단된다.

영국의 경우 수도인 런던 지하철이 1890년에 개통되었으며, Harry Beck이라는 사람이 1931년에 고안해냈던 런던 지하철 노선도는 지금까지 전 세계 지하철 노선도의 표준디자인으로서 사용되고 있다. 왜 영국에서 1890년대에 노선 및 지상전철을 건설하지 않고 그 당시 기술적으로 어려웠던 지하공사를 선택했을까? 이웃 일본의 대도시들의 경우에도 기존의 철도 노선을 제외하고는 새로이 건설되는 도시철도는 거의 대부분이 지하로 공사한 것을 알 수 있다. 경제적 논리와 건설의 편리함을 들어 한번 건설하면 영원히 후세에게 물려줘야 할 대전 도시철도의 지상고가 방식에 대하여 필자를 비롯한 대전 시민, 행정부서 관계자들은 근시안적 사고를 버리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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