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연의 증시레이더

올 상반기는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이었다. 1월 초까지는 작년부터 이어졌던 유럽 재정우려 여파로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1월 중순부터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장기만기대출(LTRO) 효과로 코스피가 2000pt를 넘어섰다.

2-4월 중순에는 2000선 중심의 박스권 등락을 보이다 5월 6일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이 부상하고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자,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과 디폴트 우려가 높아져 유럽 재정우려가 스페인까지 확산되며 증시가 급락했다.

6월 중순에는 그리스 재총선에서 신민주당이 승리하고 연립내각 구성에 성공하자 재정위기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었으나 유럽 국가들 사이의 이견(異見)이 부각되고 있어 유럽 재정우려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2012년 하반기를 시작하며 상반기를 되돌아 보면, 결과적으로 2012년의 처음 출발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하반기 증시는 추세적인 움직임보다는 뚜렷한 방향성 없는 박스권에 가까운 흐름이 예상된다. 유럽 재정우려가 길어짐에 따라 유로존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어 추세적인 상승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독일의 반대로 유럽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만한 뚜렷한 정책공조 기대가 어려워 무엇을 계기로 안정을 찾을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이를 반영하듯 코스피 주봉 차트에서도 분명한 방향성이 없이 상단과 하단이 좁아지는 수렴대 패턴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따라 2007년, 2009년과 같은 추세적 상승을 겨냥해 투자의 관점에서 매수 후 보유전략으로 이익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제한된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겨냥한 단기 트레이딩을 통해 조금씩 이익을 쌓아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1900대를 힘있게 돌파하는 반등 흐름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코스피가 1800선을 전후한 지지력을 다시 확인했다는 점은 큰 수확이다. 국내 증시의 경우 특정한 이벤트에 의한 극적 상승보다는 하단 지지력에 바탕을 둔 점진적 반등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2분기 실적 발표 이전까지는 시장 주도 업종이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보여, 업종별로는 낙폭 과대 경기 민감주들에 고르게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투자 아이디어 측면에서는 구조적 성장 스토리를 보유한 중국 관광객 증가 수혜주와 유가 급락에 따른 단기 이익 모멘텀이 부각된 화학·항공 업종을 주목해 볼만하다.

2012년 하반기가 이제 막 시작했다. 상반기 아팠던 기억은 지우고 새롭게 출발해 연말에는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투자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삼성증권 대전노은지점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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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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