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사유능력과 사회경제현상 분석 능력)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학생들은 건국대학교 정도는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입시상황을 조금만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과연 이 정도였나 할 정도로 입시경쟁이 치열하다. 2012학년도 건국대 경쟁률을 보면, 커뮤니케이션학과의 경우에는 3명 모집에 721명이 지원하여 240:1, 문화콘텐츠학과 경우에는 3명 모집에 685명이 지원하여 228:1의 경쟁률을 보여주었다. 국제화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보면, 부모세대에서 생각하고 있는 건국대의 수준이, 요즘 학생들에게는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건국대에서 요구하는 국제화전형의 공인외국어 점수는 다음과 같다.

△구분:TOEFL, TOEIC, TEPS

인문계(국제학부 포함):IBT 100점(CBT 250점 / PBT 600점) 이상, 900점 이상, 850점 이상

조기영어교육의 열풍으로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이 정말 많다고는 하지만, 이 점수는 지원할 수 있는 최저 자격이다. 실제로 합격생들의 수준은 TOEFL은 조금 예외가 있지만 다른 시험은 거의 만점에 가까운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지원 전형별 경쟁률을 보면 자격 조건을 강화한 국제화전형 같은 경우는 평균 9:1정도의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비해 논술우수자 전형은 평균 74:1의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문예창작 특기자전형은 평균 3.5:1정도의 비교적 낮은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 부분에서 `입시는 맞춤전략`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물론 문학에 전혀 뜻이 없는 학생이라면 전략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국문과나 영화에 관심있는 학생들에게는 도전할 만한 영역이다.

건국대학교 논술고사는 인문계의 경우 `인문사회계열1`과 `인문사회계열2`로 분리하여 실시하고 있다. `인문사회계1`은 문과대학, 정치대학, 글로벌융합대학 자율전공학부, `인문사회계2`는 상경대학, 경영대학이다. 인문사회계열1의 논술고사는 전년도와 같이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주체적 논증을 펼치는 것을 논술고사의 기본 방향으로 삼는 가운데 사회경제적 요소에 대한 분석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출제가 된다. 인문사회계열2의 논술고사는 기존의 인문학적 사유능력과 사회경제적 분석능력에 더하여 수리적 사고능력을 점검하는 형태로 출제된다. 문제는 총 2문항으로 구성되며, 내용 면에서 일정한 연관성을 갖춤으로써 `통합논술`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국대 논술의 유형화된 특징은, 보편적인 인문사회학적 지식과 사회현상을 보여주는 통계자료, 고등학교 교과서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2학년도 논술문제도 `제시문 [가]`는 - 파트리스 보네위츠 저, 문경자 역, `부르디외 사회학 입문`, `제시문 [나]`는 - `소비자학 연구` (2010년 1월)을 인용한 명품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 자료, `제시문 [다]`는 유시민의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제시문 [라]는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나오는 이문구의 소설 `유자소전` 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문제 1>은 [가]에 제시된 개념을 참고하여, [나]의 진품구매자와 복제품구매자의 태도 변화에 나타난 특징을 분석하시오.(501~600자), <문제 2>는 [가]와 [다]의 관점에서 [라]에 그려진 인물들의 행동방식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901~1,100자)로 유형화되어 있다.

이런 추세는 2013학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건국대에서 발표한 논술예시문을 보면 (가)는 `이미지와 기호` (나)는 <사회복지조직의 혁신 영향요인과 도입이유의 조절효과에 관한 연구>의 도표자료, (다)는 고등학교 `독서` 교과서에 나오는 <오리엔탈리즘>, (라)는 이광수 <무정>을 제시자료로 예시하고 있다. 문제 유형도 <문제 1>은 : [가]를 참고하여, [나]에 나타난 모방성과 기업가정신, 혁신과의 관계를 분석하시오. (501~600자), <문제 2>는 [가], [다]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인간의 모방에 대해 설명하고, 이와 관련하여 [라]에 나타난 삶의 방식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901~1100자) 로 최근 출제된 유형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2012학년도 예시 논술문제를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지구온난화는 모든 환경 문제의 근원이다. 로마클럽의 획기적인 보고서 `성장의 한계`(Limits to Growth ; 1972) 및 그에 대한 토론은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았다. 기업인들이 자원을 하나의 생산요소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언론에서 그 책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방식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자아냈다. 언론은 자원의 고갈과 자원의 부족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중략) 경제학자들은 `성장의 한계`라는 주장을 `대체 가능성(substitutability)`으로 논박했다. 구리가 고갈되면 광섬유를 만든다. 석유가 바닥나더라도 200년간 사용 가능한 천연가스가 있다. 천연가스를 다 써버리면, 석탄을 기화해서 500년간 사용할 수 있다. `어떤 문제든 해결 가능하다`는 태도이다. 실제로 일부 경제학자들은 어떤 자원이 고갈되면 새로운 성장 동력, 즉 새로운 기회와 직업 그리고 혁신과 특허가 창출된다고 주장한다.(중략) -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GBN) 회원들 `What`s Next? 2015`에서

[나] 다음은 국제전기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이 발표한 전세계의 유선전화와 휴대전화의 사용 정도 및 증감 추이에 관한 통계 자료를 도표로 나타낸 것이다. (하단 사진 참조)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 1>은 [가]에 제시된 `대체`와 `보완` 개념을 적용하여, 글 [나]의 두 도표에 나타난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사용상의 특징을, 501~600자로 분석하는 것이다. [가]를 적용하여 [나]를 분석하면, 선진국의 휴대전화 사용자는 계속 늘어나지만 유선전화 사용자는 2000년부터 줄어들고 있는 반면 개발도상국에서는 1997년 이후 유선전화와 휴대전화의 사용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사용자 전체(전세계)를 볼 때 유선전화에 비해 휴대전화의 증가율이 더 크며, 최근으로 올수록 휴대전화 사용자의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휴대전화 사용이 급증하는데도 유선전화 사용이 일정하게 지속되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사항이다. 1번 문제는 글 [가]에 제시된 `대체`와 `보완`의 개념을 적용하여 도표에 제시된 전화 사용자의 변화를 설명해야 한다.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사용자 변화상황을 서로 연관시키면서, `대체`와 `보완` 개념을 활용하여 설명할 필요가 있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에서 서로 다른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주목해서 분석해야 할 부분이다.

다음으로 <문제 2>는 글 [가], [다]와 관련하여 글 [라]에 그려진 삶의 방식을 평가하고, 미디어문화의 바람직한 미래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901~1,100자로 논술하는 것이다. [가]는 1번 문제에서 제시한,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GBN) 회원들, `What`s Next? 2015`, [다]는 김성곤, `뉴 미디어 시대의 문학`에서 (고등학교 `독서` 교과서), [라]는 서유미, `쿨하게 한 걸음`에서를 바탕으로 풀이해 나가야 한다.

2번 문제는 두 가지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글 [가], [다]와 관련하여 [라]에 그려진 삶의 방식을 평가해야 하고, 또 하나는 미디어문화의 바람직한 미래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야 한다. [라]에 그려진 삶의 방식에 대한 평가와 미디어문화의 미래상에 대한 견해를 나눠서 생각하지 말고 밀접하게 연계시켜 나가야 한다. 글 [가], [다]와 관련하여 [라]의 삶의 방식을 고찰하기 위해서는, 글 [가]와 [다]에서 어떤 요소를 끌어올 것인지를 잘 판단할 필요가 있다. 글 [라]는 미디어가 급속히 발달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가 새로운 미디어와 오래된 미디어에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번 문항은 글 [라]와 [가]의 연관도 요구하고 있다. 글 [가]에는 `자원과 환경`이라는 화두와 `대체 및 보완`이라는 개념이 함께 나타나 있다. 두 가지 요소 가운데 글 [라]의 상황에 적용하기에 더 적절한 것은 `대체와 보완`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글 [라]와 [다]에서는 `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가 화제가 되고 있으며, 그 관계를 보완적인 것으로 여길 것인가 대체적인 것으로 여길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미디어 문화의 미래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해야 한다. 구형 미디어에서 신형 미디어로의 변환이 급속히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과연 그 신구의 미디어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미디어의 문화적, 생활적 가치를 어떻게 발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논의는 [라]에 나타난 삶의 방식에 대한 수험생의 평가와 연결되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건국대 논술전형이 치열한 이유는, 논술 80% +학생부 20%에, 수능최저학력 기준도 언어, 수리(가/나), 외국어, 탐구(사탐/과탐) 영역 중 2개영역 이상 2등급 이내로 비교적 완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학과 이외에도 건국대의 경쟁률은 치열하다. 영문과는 7명 모집에 1,178명이 지원을 하고, 국문과는 5명 모집에 908명이 지원을 하고 있다. 경쟁률은 숫자에 불과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건국대 1차 합격생의 수준은 연고대급 합격자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부모님 세대의 막연한 선입견을 버리고, 확실한 목표를 정해 보다 체계적인 입시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둔산 일취월장 논술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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