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의 달 군인 금융 상품

육군에 복무중인 최경철(20)일병은 최근 휴가를 나와 제일 먼저 집 근처 은행을 찾았다. 군에서 받는 월급 8만8300원 중 7만원을 통장으로 자동이체 시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최 일병은 "군에서는 돈 쓸일이 많지 않아 최소한의 금액만 남기고 적금을 들었다"며 "21개월간 꼬박 꼬박 돈을 모으면 목돈도 생기고, 제대 후 등록금에도 보탤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군 복무 중에서도 월급을 모아 재테크를 하는 똑똑한(?) 군인들이 늘고 있다. 매달 군에서 들어오는 8만-10만원 가량의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이를 모아 목돈 마련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은행권도 군인들을 타킷으로 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군인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가 하면 특화된 예·적금 및 대출상품을 개발하는 식이다.

표면적으로는 금융상품을 팔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지만, 군인들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할수 있고, 사회공헌 활동 이미지 구축할 수 있어 은행입장에서는 일석이조다.

6월 호국의 달을 맞아 시중에 나와있는 군인 금융상품을 찾아봤다.

◇예금이자는 최고 5%=현재 시중은행에 나와있는 예·적금 평균 금리는 3.8%대. 지점의 VIP고객이라도 1%의 우대 금리를 받기가 어려운게 현실이다. 하지만, 군인들은 다르다. `군인`이라는 신분만 입증되면, 최대 5%의 금리를 챙길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올해말까지 `IBK군인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가입기간은 1년, 적립금액은 월 1만원부터 가능하다. 이 상품은 금리가 연 최고 5%에 달한다. 최근 인기가 높아진 탓에 가입 대상을 현재 군 복무 중인 직업군인에서 학군사관후보생과 사관생도 등 예비 직업군인까지 확대했다. 또 적립한도도 30만원 이하에서 50만원 이하로 상향 조정했다.

KB국민은행도 현역 국군장병을 대상으로 `KB국군장병우대통장` 상품을 판매중이다. 평균잔액이 100만원 이하일 경우 최고 연 4%의 금리를 제공한다. 또 공과금 자동납부, 계좌 간 자동이체 또는 KB카드(체크카드 포함) 결제 실적이 있으면 각종 전자금융 및 타행이체 수수료 우대를 받을 수 있다.

농협은행은 군인 및 국가보훈대상자를 대상으로 `농협 진짜사나이 통장`을 팔고 있다. 1년짜리 적금의 경우 연 3.8%, 3년짜리는 연 4.1%의 금리를 제공한다.

◇대출 금리는 할인 및 인하=소득이 많지 않은 군인들에게 대출 금리를 깎아주는 은행도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7일 직업군인을 대상으로 한시적 금리인하 및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는 `리더스론 호국보훈 특판` 상품을 내놨다. 이 상품은 연말까지 판매하며, 복무기간 5년 이상의 중사 이상 부사관, 준위·대위 이상 장교 및 군무원이 대상이다. 일시상환 방식의 경우 1년 단위로 최장 10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대출한도는 개인별 신용등급에 따라 최고 1억5000만원까지 가능하며 5% 후반대의 특판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외환 신용카드 보유고객은 중도상환 수수료가 면제된다.

농협은행도 `농협 진짜 사나이 통장`에 가입할 경우 대출 금리를 최고 연 0.2%포인트 할인해주고, 고객안심공제 보험에도 무료로 가입시켜준다.

◇금융서비스도 강화=신한은행은 지난 4월부터 거래하는 군장병을 대상으로 다른 은행의 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현금인출 수수료를 최대 5회 면제해주고 있다. 대상은 5만원 이상 정기급여를 받는 현역 군장병과 사관생도, ROTC, 부사관 후보생 등 예비간부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호국영령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보훈성금 후원과 특판 정기예금 판매, 고객 감사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국가와 사회를 위해 공헌하시는 분들을 위한 금융지원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신한카드는 지난 2007년부터 병역의무자의 급여이체통장용 카드인 `나라사랑카드`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군 복무를 앞둔 만 19세의 대한민국 남성이 발급 대상으로, GS25와 훼미리마트 등 편의점 할인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감사 이벤트도 풍성하다.

농협은행은 국가·독립유공자와 군인 및 경찰공무원에 대한 감사 이벤트를 오는 30일까지 실시한다. 국가·독립유공자가 하트적금과 하트(Heart)정기예금에 가입하면 각각 1%포인트와 0.6%포인트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사회봉사 등의 공익 기여에 따른 추가 금리가 더해질 경우 정기 예금은 최고 연 4.55%(1년), 적금은 연 7.44%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군인 및 경찰 공무원은 주요상품 신규 가입 또는 급여이체 계좌를 농협은행으로 변경할 경우 추첨을 통해 스마트TV, 주유권 10만원권 등 푸짐한 경품 기회도 주어진다.

우리은행도 지난 4일부터 내달 31일까지 `6월 호국보훈의 달 나라사랑 키위 정기예금 출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이벤트는 신규로 가입하는 국가유공자 및 가족에 대해 최고 4.0%까지 금리우대를 실시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또 국가유공자증을 소지한 고객에게 기능성화장품, 기념배지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원세연 기자 wsy780@dea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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