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권선중 교수가 환자에게 금연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권선중 교수가 환자에게 금연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오는 31일은 세계금연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연기 없는 사회(smoke free society)` 조성을 목표로 1987년 5월 총회에서 결의하면서 금연 운동을 촉진했다.

흡연이 보편화되면서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폐암. 그 가장 큰 원인은 잘 알려져 있듯이 흡연이다. 흡연은 인체에 각종 악영향을 가져오며 질병들을 발병시키거나 악화시킨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금연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 담배를 끊은 사람의 65%는 3개월 이내, 10%는 3-6개월 이내에 다시 흡연을 한다고 한다. 재 흡연율은 1년 후 80%에 이르며, 1-2년 정도까지 버티다가 다시 흡연하게 되는 경우는 15% 정도에 이른다. 따라서 한 번 흡연자는 영원히 조심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금연을 시도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금연의 필요성을 알려주고 성공을 거머쥘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나는 괜찮아`라는 식의 사고방식으로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금연에 도전해 보기를 바란다.

◇폐암 걸리고 싶지 않다면 바로 금연하라

현재 우리 인류에게 발생하는 암 중 30-40%는 담배로 인한 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담배 속에는 적어도 20여종의 A급 발암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담배를 장기간 지속적으로 피우면 암의 발생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특히 폐암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하여 폐암 사망률의 80-90%가 흡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 비흡연자 및 여성에서 폐암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담배가 폐암의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하루 1갑의 담배를 피우면 폐암 발병률이 약 20배, 2갑 이상을 피우면 최고 64배까지 폐암 발병률이 증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은 폐암 이외에도 후두암, 방광암, 식도암, 췌장암, 자궁경부암, 구강암, 신장암 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금연은 가장 중요한 암의 예방법이다.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 불러온다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 또한 60-70% 더 크다. 특히 30대 후반에서 50대 전반 사이에 급사의 중요한 원인이 되어 비흡연자에 비해 약 2-3배 급사의 빈도가 높다.

또한 흡연은 동맥경화를 촉진시킨다. 본래 동맥의 세포는 혈관이 살아가기 위한 영양물질을 섭취하고 필요 없게 된 찌꺼기를 버리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면 그러한 선택력이 없어져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등이 혈관벽을 통해 세포 속까지 들어와 축적되어 버린다. 이처럼 축적된 지방이 죽같이 되어 혈관에 엉겨 붙어버리기 때문에 혈관 속이 좁아지는데 이것이 동맥경화 현상이다. 뿐만 아니라 담배에 함유된 일산화탄소(CO)가 혈액 속으로 들어오면 산소를 운반하는 혈색소(헤모글로빈)와 강력히 결합되어 산소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일산화탄소는 다른 물질과 결합, 과산화지질이 되고 그것이 또한 혈관내막의 기능을 쇠퇴시키게 된다.

◇담배 피운 산모의 아기, 여러 질환 노출 가능성 높아

임산부가 담배를 피우는 대부분의 경우 이미 임신 전부터 담배를 피운 경우가 많다. 영국의 조사에 의하면 임신 전에 담배를 피우고 있는 여성은 이미 대개 니코틴 중독에 걸려 있어 임신한 후에 담배를 끊으려 해도 65%에서는 담배를 끊지 못한다고 한다. 따라서 미리 담배를 끊지 않으면 임신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 그 때 가서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다행히 큰 탈 없이 아기를 낳는다고 해도 마음 놓을 일은 아니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담배를 피운 산모가 막 출산한 아기의 소변 속에서 담배 때문에 생긴 발암물질을 검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즉, 그 아기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부인이 낳은 아기는 몸이 약하고, 발육이 덜 되며, 학교에서의 성적도 나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외에도 흡연은 유아돌연사증후군, 미숙아, 저체중출생, 태아의 행동 및 정신발달, 지능 및 학습능력 등에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연구들이 보고되어 있다.

◇숨도 잘 안 쉬어지고 가래 끓는 소리 난다

담배를 지속적으로 피우면 일차적으로 기관지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켜 기침과 가래를 만들며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기능을 약화시킨다. 또한 기관지점막에 있는 섬모기능을 약화시켜 가래를 내뱉는 능력이 줄어든다. 따라서 담배를 오래 피운 사람은 폐 밑 깊숙한 곳에 항상 가래가 남아 있어 그르렁 소리가 난다. 또한 담배속의 독성물질이 직접 폐포에 작용하여 폐포 벽에 신축성을 떨어뜨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유발하며, 20-30년간 담배를 계속 피우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찬 폐기종에 걸리게 된다. 이런 상태들이 지속되면 최종적으로 폐암에 걸릴 수도 있다.

◇비흡연자에 비해 구강암 사망 확률이 13배 높아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구강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13배가 높으며, 거의 대부분 치주조직이 약화되어 치주염을 앓고 있다. 이빨의 색깔도 누렇게 변해 담배를 끊어도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는다. 담배진으로 낀 검은 태는 칫솔로는 지워지지 않고 치과에 가서 고성능 초음파기기 등을 사용해야 비로소 벗겨진다. 뿐만 아니라 치아 마모율, 결손율이 크게 높아지고 구취가 나며 맛을 보는 기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냄새 맡는 능력도 저하된다.

◇ 효과적인 금연법

① 금연의 이유를 명확히 하라 :금연을 위해 제일 중요한 것으로 담배를 끊어야 하는 필연적인 이유들을 꼼꼼히 적어두고 항상 마음속에 되새긴다.

②금연 일자를 잘 설정한다:기념이 되는 날이 본인의 경각심을 깨우치기 위해서도 좋다. 주요 의사결정이나 생활변화 등 스트레스가 예상되지 않는 시기를 선택할수록 금연성공률이 높아진다.

③주위사람들에게 널리 알린다: 배우자에게도 알리고 직장 동료들에게도 언제부터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을 한다.

④예외사항을 두지 마라: `한 개비 정도는…`, `이런 분위기에서는…` 등의 생각은 버려야 한다. 어떤 유혹에서도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⑤자신이 없으면 먼저 흡연량을 줄여라: 금연을 가능하면 단번에 하는 것이 좋으나 오랜 기간 중독이 되어 있으면 쉽지 않으므로 금연일 전까지 점차 담배를 줄이고 니코틴이나 타르 함량이 적은 담배로 바꾸어 금연일 전까지 최소한도의 개비까지 줄인다(보통 5-7개비 정도).

송연순 기자 yss830@daejonilbo.com

도움말 :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권선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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