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위 곧은소리

지금 통합진보당(통진당)이 하고 있는 여러 가지 행태를 보면 마치 공산당을 보는 것 같아 여간 찜찜하지가 않다. 저런 정당을 육성하려고 우리는 92년부터 지금까지 국민세금으로 300억 원씩이나 지원해 주었나 싶어 속이 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심정이다.

우리는 정당을 무엇 때문에 예산까지 들여 가면서 육성하려고 하는가?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조직으로서 나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간단히 말하면 국민의 뜻이 어디 있는가를 살펴 나라를 이끌어 가는 정치조직으로 활동하기를 요구하기 위해 우리는 정당을 육성하는 것이다. 굳이 예산을 주지 않아도 되는 조직이지만 그래도 좀 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열심히 활동해 달라는 간절한 국민적 소망이 담겨 이루어진 입법조치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정당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 역할이란 또 무엇일까? '민주주의의 건전한 발전'과 '국익의 추구'다. 이 두 가지 중에 어느 하나와도 적합하지 않은 정당이라면 나라 안에 존립할 가치가 없는 조직이라고 할 것이다. 공직후보를 뽑는 기능을 정당에 주고 있는 것도 정당의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당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이 민주적이 아니라면 그 또한 정당으로서의 존립 가치를 잃은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통합진보당의 창당과정에 벌어진 해프닝을 보면 '대한민국의 정당'이라고 하기에는 사뭇 거리가 멀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느냐 마느냐로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에 심각한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애국가도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도 하지 않았다. 아주 오랫동안의 관행이었단다. 얼마나 섬뜩한 일인가? 북한 공산당이 아니고서야 국민의례를 하고 안 하고가 왜 논쟁의 중심에 있어야 했던가? 대한민국 국민이기를 스스로 거부한 것이 아니겠는가? 대한민국 국민이기를 스스로 거부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의 헌법을 준수하며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이들은 또 국민의 뜻보다도 '당원'의 뜻을 더 우선시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를 당원의 눈높이로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원이 국민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정당은 공산당밖에 없다. 이런 정당을 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정당을 우리는 정당으로 보지 않는다. 민주적 정당만이 정당인 것이다.

통진당은 지금 '국익의 추구'라는 측면에서나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이라는 측면 모두에서조차 과연 법으로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정당인지 아닌지를 의심받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다. 정당은 어느 경우에나 나라의 정체성(正體性)을 부인하고서는 존립할 수 없는 존재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면서 어떻게 국익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대한민국 정부를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 세력'이라면 정부도 '그런 정당을 정당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논리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과연 통진당은 어떤 정당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법에 따라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정당인가 아닌가를 묻는 것이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정당만이 존립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충성스러운 야당'만이 육성의 대상일 뿐 '혁명적인 야당'은 육성의 대상이 아니라 '도태의 대상'이다. '경기동부연합'의 실력자로 세상에 알려져 있는 이석기라는 비례대표 당선자는 통진당의 "노선이야말로 가장 혁명적이 노선"이라고 선언하였다. 또 "종북이 문제가 아니라 종미(從美)가 문제"라고 서슴없이 실토하였다. 이들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당내 선거부정사건을 조사 발표하는 과정에서 통진당이 보여준 작태나 이를 수습하기 위해 벌이는 쟁투양상은 민주정당의 상식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방식이다. 절대로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시인함이 없이 갖은 논리로 자기 합리화하면서 합법과 비합법을 넘나드는 전략전술로 당권을 탈취·고수해 나가는 술수에 있어서나, 논리로 안 될 때에는 폭력을 써서라도 훼방을 놓으면서 목적을 달성하려는 수법도 어쩌면 그렇게도 공산당을 닮았는지 모를 일이다.

완전히 깨끗한 선거가 어디 있으며 진보정당이라고 하여 반드시 무오류의 정당이어야 하느냐고 도리어 큰소리치는 모습에서는 어안이 벙벙해질 따름이다. 진보정당을 한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후안무치한 소리를 할 수 있을까 해서다. 이들이 북한의 대남공작의 표적이 되어 괴롭힘을 당할까 두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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