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1970's 갈마지 워쩌!(표윤명 지음)=예산에서 소설을 쓰고 있는 표윤명 작가의 신작 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70년대 말, 어수선했던 우리 현대사의 한 장면을 토속적이고 해학적인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와 이후 신군부에 의한 쿠데타, 그리고 5월 광주민중항쟁 등 혼란했던 시대, 서민들의 애환과 사회적인 갈등, 그리고 위기, 그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우리네 삶을 감동적인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가쎄, 1만 800원>

△레가토(권여선 지음)=권여선 작가는 기억에 대한 집요한 탐색을 통해 인간관계의 미세한 균열과 그로 인해 부각되는 일상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데 탁월한 솜씨를 지닌 작가다. 그가 등단 이후 15년 만에 두 번째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생생한 인물 형상화와 감탄을 자아내는 단단하고 선명한 문장, 인생의 아이러니에 대한 신랄한 포착 등 권여선 소설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창비,1만2000원>

△해가 저문 이후(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의 2000년대에 쓰인 최근작 13편을 묶었다. 9·11 사건의 후유증과 생존자의 죄책감 등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필력은 이 책에서도 의심 없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한다. <황금가지, 1만 5000원>

◇비문학

△아프리카 종단 배낭여행 62일(조시형 지음)=퇴직 후 세계 일주 꿈을 이룬 63세 배낭여행가의 당찬 도전을 담은 이 책은 아프리카 대륙 종단여행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 꿈을 이루는데 많은 길잡이가 될 만하다. 꼭 아프리카 배낭여행을 꿈꾸지 않는다 해도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정신을 함양하는데 있어서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여행마인드, 1만 5000원>

△피의 기록, 스탈린그라드 전투(안토니 비버 지음, 조윤정 옮김)=독일군 40만 명과 소련군 112만 명이 목숨을 잃은 스탈린그라드 전투.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소 전쟁의 추이를 개략적으로 설명하면서 이 전투의 전개 과정을 어느 한 곳에 편중되지 않은 시각으로 재현하고 있다. 인간의 어리석음, 부조리, 극단의 야만이 지배하는 전장의 참혹함을 통해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다른 세상, 2만 8000원>

△내게 금지된 공간 내가 소망한 공간(서윤영 지음)=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들려주었던 건축칼럼니스트 서윤영 작가가 이전에 써왔던 책들과는 달리, 저자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책을 엮었다. 결혼 후 서재를 만들고 책읽기를 시작한 뒤 그것이 자신에게 만들어준 기적 같은 변화들의 실타래를 생생하게 풀어내고 있다. 금지와 소망이라는 실로 책의 그물을 엮고 생각의 집을 지은 한 여자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궁리, 1만 3000원>

△내 삶에 들어온 권정생(똘배어린이문학회 지음)=한국 아동문학의 전설인 권정생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 덧 5년. 작가를 추모하고 기리는 이들의 소리가 점점 작아지고 있는 이 시대, 몇 년을 한결같이 작가의 책을 읽고 공부해온 사람들이 작가를 기리는 책을 펴내며 권정생 작가가 이 땅에 남기고 간 메시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단비, 1만 3000원>

△바벨탑과 떠돌이(문동환 지음)=민중신학의 핵심 주장은 하느님이 언제나 약자의 편이라는 것에 있다. 그래서 민중이 주체가 되어 선도하는 역사 진보의 이면에는 하느님의 뜻이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러한 민중신학의 전통을 긍정하고 그 성과를 인정한다. 또한 기존 민중신학에 대해 민중이 어떻게 해서 역사의 주체가 되고 역사 진보를 선도할 수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는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삼인, 1만 5000원>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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