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고 빨라진 성능으로 유혹 비싼가격·내장형 배터리 단점 내게 맞는 운영체제 따져야

노트북은 이동 가능한 컴퓨터로 개발된 후 디자인과 성능의 진화를 거듭해왔다. 한 때는 작고 가벼운데다 가격까지 저렴한 넷북이 소비자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았지만 가벼운 외관만큼이나 빈약한 성능 때문에 소비자의 눈 밖으로 밀려나는 추세다. 그 자리를 얇고 세련된 디자인에 성능까지 뛰어난 울트라북이 차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울트라북이 대세다. 한국소비자원의 도움을 얻어 현재 출시된 울트라북의 주요 제품별 사양 비교 및 구입에 필요한 조언을 들어봤다.

◇울트라북의 장점은 SSD=소비자가 울트라북에 가장 크게 매력을 느끼는 요소는 뭐니뭐니 해도 저장장치다. 저장장치로 기존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Hard Disk Drive)를 대신해 반도체 드라이브(SSD·Solid State Disk)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SSD는 쉽게 말해 USB 메모리에 사용되는 반도체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기존 HDD가 보호 케이스 안에 회전하는 하드디스크 플래터와 플래터를 구동하는 모터로 이뤄진데 비해 얇고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며 노트북의 성능을 높여주는 일등 공신이다.

HDD처럼 기계장치가 크거나 물리적으로 회전하는 부품이 없어 전력 소모도 적고 열도 더 적게 발생한다. 소음은 더 적으면서 충격과 기압, 온도변화 등 외부 변화에 더 강하다. 울트라북의 강력한 장점 중 하나인 10초 미만의 짧은 부팅 시간도 이 SSD 덕분이다.

반면 단위 용량당 가격이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보다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HDD를 탑재한 일반 노트북이 500GB 이상의 저장용량을 제공하지만 울트라북은 가격은 더 비싸면서 최대 256GB를 제공하는데 그친다.

최근 출시된 델(DELL)사의 울트라북 XPS 13 모델의 경우 SSD 128GB 제품의 가격이 약 140만원이고 같은 사양의 256GB 제품은 160만원이다. 용량 128GB를 늘리는데 20만원 가량이 더 드는 셈이다.

유명 제조사의 노트북용 500GB HDD 부품이 약 10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 점을 참고하면 SSD의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작은 기기에도 충분한 저장용량을 요구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일부 제품은 울트라 북이면서도 SSD 대신 HDD를 탑재하기도 한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울트라 북 센스시리즈5는 저장매체에 따라 SSD 128GB 제품이 120만원대, 500GB HDD를 사용한 제품은 100만원 대다.

◇맥북과 울트라북=맥북은 울트라북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맥북에어가 HDD 대신 SSD를 채용한 후 SSD를 탑재한 울트라북이 시장에 줄줄이 이어졌기 때문. 가격 경쟁력에서 현저히 뒤처지던 SSD의 시장성에 의구심을 품었던 경쟁사들도 너나할 것 없이 SSD를 탑재한 얇은 노트북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의 소비자는 다른 전자제품 회사의 고객보다도 높은 충성도를 자랑한다. 시장을 선점한데다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으로 울트라 북 제품군에서 맥북에어는 높은 인지도를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소비자들은 다른 제품으로 눈길을 돌리곤 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맥북에어의 운영체제로 꼽힌다.

국내 컴퓨터 이용자의 다수가 오랫동안 윈도 운영체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맥북에어에 설치된 애플 고유의 운영체제 맥OS에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100만원을 훌쩍 넘고 200만원도 호가하는 전자제품을 구매하면서 한 번도 사용해 본 적 없는 운영체제를 선뜻 선택하는 데 망설임을 느끼는 것.

또 맥OS는 특성상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제공하는 액티브엑스 설치를 지원하지 않아 관공서와 은행 등 일부 사이트 이용에 제약을 받을 수 있고 인터넷 결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두 운영체제 간 호환이 안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울트라 북 꼭 필요할까=시장의 대세로 울트라북이 자리잡으면서 많은 고객이 호시탐탐 울트라북을 탐내고 있지만 꼭 필요한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장점 만큼 여러 단점도 있기 때문. 우선 비슷한 사양의 일반 노트북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최신 코어 i7 CPU를 사용한 제품을 예로 들면 삼성전자의 뉴시리즈9의 사양은 코어 i7-2637M CPU(듀얼, 1.7㎓), 13.3인치 화면, 4GB램 메모리, 256GB SSD로 가격은 약 243만원이지만 같은 회사의 센스 시리즈7은 코어 i7-2670QM CPU(쿼드, 2.2㎓), 15.6인치 화면, 8GB램 메모리, 1TB HDD+8GB iSSD 등 더 높은 사양의 CPU와 더 넓은 화면, 램 메모리는 두 배 많고 저장용량도 4배 가량 더 크지만 가격은 166만원으로 더 저렴하다.

또 휴대성과 디자인을 위해 포기한 부분도 있다. 우선 CD와 DVD를 읽을 수 있는 광학드라이브(ODD)가 없어 필요시 별도의 외장 ODD를 구입해야 한다. 외부의 TV 화면이나 빔 프로젝터와 연결하기 위한 젠더 케이블도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각종 포트를 과감히 생략했기 때문이다. 내장형 배터리라 교체가 불가능해 배터리 수명이 점점 줄면 아예 AS센터를 찾아야 하는데 비용과 시간 면에서 모두 번거롭다.

◇해외 소비자 전문지 테스트 결과는=미국 컨슈머리포트의 울트라북 제품 테스트 결과에서 13인치, SSD 제품만 발췌하면 삼성 시리즈9 NP900X3A이 총점 83점으로 1위, 애플의 맥북에어 MC965가 82점과 도시바 Portege Z835가 79점으로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삼성 제품은 인체공학성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고 성능과 휴대성, 제품 확장성, 디스플레이 등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보였다. 애플과 도시바의 제품은 휴대성과 성능, 디스플레이 등은 뛰어나지만 인체공학성에서 타 제품보다 다소 뒤처졌다.

오정연 기자 pen@daejonilbo.com

※도움 : 한국소비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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