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달 이후 부동산 정책 전망

올 1분기는 윤달의 영향으로 이사 시장의 움직임이 예년만 못했다. 윤달 기간 동안 결혼과 이사 등 집안 행사를 피해야 한다는 속설 때문이다.

하지만 오는 20일로 음력 3월 윤달 기간이 끝나면 결혼 시기를 미뤘던 신혼부부 등이 움직이면서 전월세 수요나 이사 계약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가 윤달이 있었던 4년 전 2009년과 올해의 전세가격 변동을 주간 단위로 비교한 결과 윤달 기간이 지나간 후 전세 수요 움직임이 나타나 전세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은 윤달 기간인 5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부침현상을 보이다 윤달이 끝난 이후 전셋값 상승폭이 커졌다.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으로 전세 대기수요가 늘고 가을 이사철 직전의 수요와 맞물린 영향도 있지만 그 당시 전세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신혼부부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전세시장은 3-4월 봄 이사철의 전세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2009년 이후 해당 기간의 임대료 약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3-4월 전세가격은 0.33% 하락한 반면 2009년 이후 3-4월 동안의 전세 변동률은 2011년 1.71%, 2010년 0.56%, 2009년 1.02%씩 각각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20일 음력 윤달이 끝나면 전월세 계약이나 관련 이사업체 등의 숨통이 다소나마 트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윤달 기간이 끝나면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역세권 주택가와 전세 가격이 저렴한 외곽 지역에서 임대 계약과 전세 가격 변동이 예상된다"며 "가을 이사철과 맞물리는 하반기에는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예년보다 줄어 국지적으로 전세 매물이 여유롭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전을 면지 못했던 이사업계 또한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사업체 통인에 따르면 윤달이 시작된 4월의 이사신청지수는 100으로 지난 해 동월 대비 10포인트 떨어졌다. 웨딩 업체도 4-5월 윤달을 피해서 결혼 일정을 잡는 신혼부부가 늘어 해당 기간 웨딩 업체 쪽의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사업체 관계자들은 동종업계 대부분이 이사 수요 감소로 매출에 적잖은 영향을 받았지만 윤달이 지난 6월부터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와 윤달이 겹치고 공급도 늘면서 수도권 이사수요가 감소했지만 윤달이 지나고 6월부터는 이사 시기를 늦췄던 수요들이 서서히 움직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거래시장이나 이사업계 등 관련 산업군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선 이사시장의 움직임이 예년보다 줄어든 것에 대해 윤달의 영향도 있지만 부동산 침체기를 맞아 두드러진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온라인 기반의 한 이사업체 관계자는 "이사 신청 건수가 줄어든 것이 윤달의 영향도 있겠지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전세가격 상승이 공존하기 때문"이라며 "윤달로 이사 시기를 조절하는 사례는 전세보다는 매매 사례에서 나타나는데 부동산 시장의 매수 의지력이 떨어져 매매를 통한 이사수요가 급감한 분위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세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사보다는 재계약에 나서는 소비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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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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