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행정 구역 개편

세종시출범준비단이 이달 말까지 마무리 짓기로 한 세종시 행정구역 조정이 난항을 겪게 됐다. 세종시 편입지역 주민과 잔여지역 주민 간 행정구역 조정안에 대한 입장차가 극명해 세종시 행정구역 조정안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런 사실은 9일 연기문예회관에서 열린 세종시 행정구역 조정에 대한 주민공청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준비단은 그동안 설문조사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마련한 행정구역 조정안을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세종시행정구역조정위원회가 확정한 조정안도 제시됐다. 주민들은 행정구역조정위가 심의 의결한 23개 법정동 명칭과 연기군 동면을 연동면으로, 공주시 장기면과 의당면을 합쳐 장군면으로, 청원군 부용면을 부강면으로 하는 명칭에 대해선 별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세종시 편입지역인 남면과 서면 통합안에 대해 해당 지역민들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진영은 세종시행정구역조정위원장은 이들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마찰을 의식한 듯 공청회에 앞서 행정구역 조정과 관련해 갑론을박하는 토론장이 아니라 순수하게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장임을 누누이 강조하며 의견개진에 시간을 엄수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런 때문에 주민간 마찰은 없었다.

그러나 남면과 서면, 조치원읍 주민들은 준비단의 조정안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일부 주민들은 조정안에 찬성하는가 하면 일부는 불만을 토로하는 등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서면 주민들은 남면과 조치원으로 분할해 통합하는 조정안에 대해 극명하게 반대입장을 보였다. 윤문식 서면 조합장은 "장기적으로 도시계획을 수립해 미래 발전방안을 제시한 후 연기군 전체의 행정구역을 검토할 경우 이를 찬성한다"며 "현재로선 서면과 남면을 그대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만 조치원읍 주민자치위원장은 "과거 서면과 조치원은 하나의 면이었다"며 "세종시 자족기능과 과학벨트 기능지구 조성 등을 고려, 서면과 조치원은 통합해야만 멋진 도시를 형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면과 조치원읍의 통합명칭을 굳이 '조치원읍'으로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한상운 조치원신협 이사장은 "서면 일부와 조치원읍의 통합에 찬성한다"고 한 후 "두 지역의 통합명칭을 공모를 통해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세종시 출범 후 행정구역 조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남면 눌왕리 안원종씨는 "남면을 서면과 통합해 '연기면'으로 한 것에 동의한다"고 전제 한 후 "세종시장이 지역의 도시계획을 수립, 미래지향적인 발전계획을 내 논 후 주민의 동의와 합의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상훈 기자 kshoon@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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