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3일부터 대전일보 사회면에 게재된 '대전 러시아워 교통지옥 현장을 가다'란 5회 연속 시리즈를 읽고, 우리 지역의 교통안전과 소통증진을 담당하는 실무계장으로서 많은 부분 공감을 하면서 현재 우리 경찰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국민중심·공감치안'의 정책방향을 다시금 되새겨보는 계기가 됐다. 또 한편으론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민들께 불편을 줘야 하는 현재의 교통현실과 추진시책을 시민들께 알려주고 더불어 당부 말씀을 드리는 것이 옳은 일인 것 같아 글을 쓰게 됐다.

오늘날 우리의 교통현실은 국가 경제발전에 따른 개인소득의 증가로 문화수준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의 욕망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이에 시간적·공간적 거리감을 좁혀 좀 더 편해지려는 욕구의 변화로 자동차는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된 지 이미 오래다.

이러한 현상은 교통이 인류 문명과 문화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고 있지만, 반대로 제반 도시교통문제로 인한 삶과 환경에 미치는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게 됐고 결국 교통의 사회적 역할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우리 지역과 같이 인구집중과 고밀도로 대표되는 도시교통의 심각성은 갖가지 도시활동의 문제를 야기하면서 교통의 사회화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선진교통문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폭증하는 자동차 행렬, 날로 심각해지는 교통환경, 양보할 줄 모르는 극단적 이기심 만연, 무감각해지는 준법의식 등 이 모두가 우리 교통문화의 현주소가 아닌가 생각된다.

기사에서 언급됐듯이 대전에 등록된 차량은 58만 6000여 대(올해 2월 말 기준), 하루 평균 대전 시내를 통행하는 차량은 120만여 대로서, 특히 문제는 주요 교차로의 교통량이 출·퇴근시간대 1시간 평균 5000여 대에 비해 갑천대교 네거리 등 5개소의 경우 1만에서 1만 6000여 대로 일시 통행량이 평균 대비 2~3배로 증가해 일순간 많은 차량의 이동으로 교통정체가 심각하게 발생됨을 쉽게 알 수 있다.

더불어 도로 여건에 있어 차로가 줄어드는 병목현상의 기형적 선형구조와 신도심을 잇는 교량이 하나뿐인 도로구조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경찰에서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상습 정체교차로 61개소를 선정·관리하며 매일 아침·저녁으로 교통경찰과 교통의경, 모범운전자 등 가용경력을 총동원해 교차로에 배치, 신호기 조작 및 교차로 꼬리끊기 등 원활한 소통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효율적인 신호운영을 위하여 유관기관 합동 지속적인 현장점검을 통해 수시 신호체계를 개선하는 등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대전시 또한 예산확보는 물론 절차준수와 함께 시공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어려움이 있지만 대전일보에서 제시한 우회도로 건설 및 교량·지하도 건설 등 통행량 분산을 위해 점차적으로 도로의 확충과 시설물을 개선해 나가는 등 통행량 분산대책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결국 현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위에서 언급했듯 특성상 출·퇴근시간대 차량이 일시에 몰리는 현상은 일부 차량 통행제한 등 시민들의 협조가 없는 한 대책마련이 쉽지 않고, 도로구조 개선과 도로증설의 문제는 예산확보와 시간적 문제 등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사안으로, 경찰과 행정기관의 노력이 지금보다 더욱 요구되는 일이지만 이와는 별개로 운전자 개개인의 제대로 된 현실 인식과 개선 노력이 우선시된다 하겠다.

즉, 도로교통법상 교차로 통행방법위반의 경우 진행방향 신호가 녹색이어도 전방 진입 공간이 없을 경우 진행이 금지됨에도 일부 몇몇 얌체운전자들의 무리한 진입으로 꼬리물기가 끊이지 않고 또한 급차선 변경을 위해 끼어들기 등으로 전체 교통흐름이 차단되어 정체를 유발시키는 행동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대전에서는 세계조리사 국제대회가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각종 행사가 개최되는 등 차량이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때 '나만 먼저'라는 식의 이기주의적 운전행태가 없어지지 않는다면 출·퇴근시간대 교통정체는 지속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가장 빠른 소통은 교통법규 준수에서부터 시작되는 만큼 준법운전을 생활화하고 양보와 배려운전을 미덕으로 삼아 올바른 교통문화 조성을 위해 적극 협조해 주실 것을 대전 시민 모두에게 당부하고 싶다.

홍창희<대전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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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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