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숙의 학습상담 - 용돈 관리 못하는 아이

Q: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1학년 형제를 둔 엄마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용돈을 주는데, 용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용돈을 받으면 처음에는 실컷 사용하고, 나중에는 용돈이 부족해서 부모의 지갑에 손을 대는 경우도 있습니다. 용돈 관리도 아이들의 경제개념을 형성하는 차원에서 시켜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자녀가 용돈 관리를 제대로 못하자, 부모님은 이를 위해 용돈기입장의 작성을 요구했습니다. 용돈기입장에 지출을 제대로 작성했을 때, 그 다음달 용돈을 지급했습니다. 부모님은 이를 통해 자녀가 용돈을 제대로 관리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 부모님의 지갑에 손을 대고, 빈번한 거짓말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여 상담실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 자녀의 경우 용돈기입장의 정리는 단순히 용돈을 받기 위해 거짓으로 쓰는 것이었습니다. 한 두 번 거짓으로 할 때 양심에 꺼리는 등 가슴이 쿵쾅쿵쾅 합니다. 그러나 거짓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부모님을 보면서, 차츰 그것에 익숙해지고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위해서는 거짓도 괜찮다는 과정을 학습합니다. 물론 이러한 경우는 상당히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때론 부모의 태도가 자녀에게 또 다른 부정적인 것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용돈을 계획성 없이 있는대로 사용한다면, 우선적으로 용돈의 지급시기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번거롭더라도 3일 단위, 5일 단위, 일 주일 단위 등 지급시기를 점차 늘려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용돈을 계획성 있게 사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경제 개념의 차원이 아닌 개인의 성격특성, 다양한 사고능력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용돈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의 최소화를 통해 계획, 통합력을 길러줘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용돈 기입장을 통해 체계적 관리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적어도 사용처에 대한 언급보다는 기입한 것 자체에 초점을 두고 칭찬과 격려를 해야 합니다. 사용처에 초점을 둔다면, 위의 경우처럼 부모님을 만족시키기 위해 또 다른 거짓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백미숙진로학습상담연구소 (www.bms130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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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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