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영 교육문화부 tychoi@daejonilbo.com

충남학생교육문화원 소속 학생관현악단의 지휘자 C씨는 2008년 위촉돼 지난 4년 여간 악단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C씨는 최근 학력 허위 기재 및 학생들로부터 돈을 걷었다는 일각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다.

C씨는 지난해 열린 악단의 정기연주회 때 작성된 팸플릿에 독일 카셀국립음대 지휘과 `수학`,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지휘과 `수학`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의 학력은 불과 3년 전인 2008년 순회연주회 때 제작된 팸플릿에는 이와 동일한 대학 및 음악원의 지휘과를 `졸업`한 것으로 돼 있다. 웃지 못 할 오류인 셈이다.

진위 여부를 묻자 C씨는 "독일의 해당 대학 교수로부터 열흘 정도 클래식 기타를 배웠고, 러시아 음악원에 있는 한 교수가 국내 한 대학에서 특강할 때 수강한 적이 있었다"며 "음악계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정이 비슷하다"고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 그의 답변은 진실성과 실력을 겸비한 대다수의 음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자칫 매도할 수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진위 여부를 떠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휘자의 도덕성에 흠집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돈을 걷은 상황도 사정은 비슷하다. 걷은 돈의 사용처에 대한 진실성 여부를 떠나 예술단 운영규정에 위배되는 사항임을 일부 학부모들까지 알고 있었음에도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셈이다.

학생교육문화원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했다. C씨의 위촉 당시 직원들도 모두 바뀐 데다 악단의 운영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 지 일일이 점검할 수 없었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러면서 문화원 관계자들은 악단의 학생들에게 갈 피해를 걱정했다. 이미지 훼손이나 향후 운영 등에서 그렇지 않겠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문화원 측이 이 같은 오류(?) 가능성을 몰랐던 것 같지는 않다. 일부 관계자들이 C씨의 학력이나 경력 사항 등을 사전에 다소(?) 알고 있었던 정황도 곳곳에서 나온다. 조목조목 설명하는 부분에서 사전 인지가 가능했을 것이란 추측이 충분히 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지도 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충남교육청이나 충남학생교육문화원 역시 이 같은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 같다. 다만 보도가 나간 뒤 사실 관계를 철저히 조사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발 빠른 대응을 보인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학생들이 입을 피해(?)를 생각한다면 더 많은 재정 지원을 비롯해 운영에 대한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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